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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총리 “4黨과 정책협의회”… 내년총선까지 유지

입력 | 2003-09-30 19:29:00


정부는 30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탈당으로 빚어진 ‘무(無) 여당’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한나라 민주 통합신당 자민련 등 원내 4당과 정례 정책협의회를 개최하는 카드를 제시했다.

고건(高建.사진) 국무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민주당과 갖던 고위 당정회의를 4당의 원내총무 및 정책위의장이 참여하는 정책협의회 또는 정책설명회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정부-국회 협의 모델=고 총리는 첫 모임으로 홍사덕(洪思德) 한나라당 원내총무 등 4당 총무를 1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갖는다. 그는 “필요할 경우 총리가 4당 총무와 함께 청와대를 방문해 노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총리 또는 장관이 △국회운영 문제는 4당 원내총무와 △정책협의는 4당 정책위의장과 만나 조율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총리실 관계자는 “사안에 따라 4당과 함께 또는 개별적으로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중요 현안은 해당 부처 장관이 해당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을 직접 만나 설명하는 방법도 고려되고 있다.

고 총리는 또 “노 대통령이 올해 말 정기국회 폐회 후 통합신당으로 복귀해 여당이 탄생하더라도 이 제도는 유지되느냐”는 질문에 “이 방식은 제도 자체로서 가치가 있다. (여당이 생기더라도) 필요하면 총리가 4당 정책위의장을 만나겠다”고 답했다. 내년 4월 치러질 17대 총선까지는 협의회를 유지할 구상임을 내비친 것이다.

▽정책협의 잘 될까?=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가 정치다툼의 장에서 벗어날 기회로, 소수당을 설득하면서 정부와 협의하겠다”며 4당 협의체 방식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과거엔 정부 여당이 사전조율한 정책이 국회에 제출되는 만큼 ‘정부-여당 대 야당’의 대결구조였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다수당의 책임에 걸맞은 목소리를 내겠다”고 벼르는 만큼 오히려 정책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나라당 김성식 제2정조위원장은 “새해 예산안, 법인세율 인하 등 민생관련 문제는 손쉽게 양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