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을 공식선언한 민주당이 ‘실질적 여당’인 통합신당 주비위 소속 의원들에 대한 각개격파에 나섰다.
노무현 대통령의 후보 및 당선자 대변인을 지낸 이낙연(李洛淵) 의원은 30일 신당의 한나라당 탈당파 5명을 정조준했다. 이 의원은 개인 성명을 통해 “지난해 대선에서 노 후보의 낙선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당선을 위해 뛰었던 이들 5명이 신당에 동참했다는 이유만으로 갑자기 여당 행세를 하는 것은 또 다른 배반이자 부끄러운 권력 놀음”이라고 비난했다.
통합신당측은 “의원이 대선 때 소속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정치도의상 당연한 것”이라며 “그들은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을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이에 “그렇다면 대선 당시 민주당내 반노(反盧)-비노(非盧) 세력의 ‘후보단일화협의회’ 소속 의원이 7명이나 신당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공격했다.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그들 7명은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할 말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권력’이란 우산 속으로 몸을 숨긴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추미애(秋美愛) 의원은 “민주당 정권인 ‘국민의 정부’ 때 권력 맛을 본 사람들이 다시 노 대통령의 권력을 앞세워 호가호위(狐假虎威)하고 있다”며 김대중(金大中) 정부 때 장관을 지냈던 신당의 L, C, K, N 의원 등을 겨냥했다.
민주당은 특히 신당파 전국구 7명에 대해 “기득권을 버리자는 신당이 명분 없는 의원직엔 왜 그렇게 집착하느냐”고 연일 비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당의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도 이날 “그 문제로 정말 골치가 아프다. 다음에 얘기하자”며 곤혹스러워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