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분기의 마지막 날인 9월 30일 뉴욕증시는 하락세였다. 재미있는 점은 분기별로는 2·4분기에 이어 연속으로 주가가 올랐고, 월별로 보면 지수별로 2, 3월 이후 연속 상승세에 마침표가 찍혔다는 것. 크게 보아선 2000년 이후의 하락세에서는 벗어나고 있지만 경기회복세를 바탕으로 한 강세장을 당장 기대하기는 어려운 국면이다.
경제지표가 나쁘게 나온 것이 이날 하락의 이유였다. 특히 고용부문이 문제다. 한때 나왔던 말대로 ‘고용 없는 회복’으로 평가하기엔 고용시장이 너무 불안정하다. 이날 오후에도 포드자동차가 세계 사업장에서 1만2000명을 해고할 예정이며 크라이슬러도 수천명을 해고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연내 포드는 계약직 노동자 1700명의 계약을 해지하고 현재 비어 있는 자리 1300명을 충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3000명을 줄일 계획이라는 것. 포드는 북미주에 5만명을 포함해 총 7만9000명의 근로자를 갖고 있다.
미국 자동차의 메카인 디트로이트에서 빅3 메이커들이 앞으로 수년 동안 5만명을 해고하는 계획을 자동차노조에서 허용할 것이란 소식도 있다. 잡지에선 “미국 노조는 더 이상 임금이 관심사가 아니다”라면서 작은 돈을 받더라도 일자리를 얻어 기뻐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들이 자주 나온다. 콘퍼런스 보드 통계로는 ‘직업 구하기가 어렵다’는 비율이 10년 내 최고치인 35.3%로 나왔다.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지 않고 최근 너무 빠른 상승세에 따른 조정국면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많다. “기업실적이나 경제지표에 관한 부정적인 뉴스는 핑계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경제가 살얼음판을 걷는 마당에 주가가 너무 뛰었으니 시장이 적당한 핑계를 찾아서 쉬었다 갈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만큼 경제양상을 불안하게 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CNN의 머니 닷컴은 “증시 상황으로 보건대 미국 투자자들에게 돈을 국내에 두라는 것은 가장 나쁜 투자조언”이라고 말할 정도다. 막대한 무역적자와 재정적자 등 빚더미의 나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에서 빠져나갈 때인가’라는 기사는 “현재 미국 투자자들에게 ‘떠오르는 태양’은 중국인데 상하이 증시는 외국인들을 따뜻하게 맞아주질 않는다”고 걱정한다. 달러화로 거래하는 상하이 B 시장은 거래량도 적고 규제가 심하다는 것이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