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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철교수의 性보고서]‘안된다’고 생각하면 진짜 안된다

입력 | 2003-10-05 16:51:00


기침이 오래되면 의사는 정밀검사를 실시해 기관지염, 폐결핵, 폐렴, 폐암 등 병명을 찾아 그에 맞는 치료를 한다.

그러나 발기부전 환자는 대부분 ‘자가진단’을 해 병원을 찾아오므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정밀검사 없이 바로 치료를 시작한다. 발기부전은 원인에 관계없이 대부분 치료방법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발기부전은 ‘남녀 모두 만족스러운 성행위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발기가 충분하지 않거나 발기가 되더라도 유지되지 못하는 경우가 전체 성생활 중 25% 이상일 때’를 의미한다.

하지만 환자가 발기부전이라고 잘못 판단해 불필요한 걱정을 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아직 성경험이 없는 총각의 경우 새벽에 발기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자위행위를 할 때도 완전 발기가 되지 않아 발기부전이라고 판단하고 병원을 찾기도 한다.

새벽발기는 하룻밤에 3∼5회 일어나는 ‘수면 중 발기’의 마지막 단계로, 이 시간에 맞춰 잠에서 깬 경우가 아니면 발견할 수 없다. 그런데도 새벽발기가 없다고 걱정하면 자위행위 때 발기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24세의 한 대학생은 첫 성관계에 실패한 뒤로 새벽발기가 제대로 일어나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정상인 중에서도 나이에 관계없이 심리적 또는 신체적 상태에 따라 일시적으로 성관계에 실패할 수 있다. 굳이 발기부전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발기 장애가 또 일어난 게 아닌가 하고 불안해한다면 발기부전은 계속 일어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거나 경쟁심이 지나치게 높은 남성이 성관계에서 ‘실패’를 하는 경우가 많으며 일시적인 장애가 영구적인 장애로 연결되기도 쉽다.

20년 전만 해도 발기부전의 원인은 90%가 심인성으로 여겼다. 그러나 지금은 70%가 신체적 문제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화이자 글로벌 조사’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발기부전 발생빈도는 40대 21%, 50대 31%, 60대 33%, 70대 42%로서 세계평균 40대 11%, 50대 17%, 60대 24%, 70대 29%보다 높게 나타났다.

김세철 중앙대 용산병원 비뇨기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