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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노블리안스]공종식/한국인CEO와 외국인CEO

입력 | 2003-10-05 17:17:00


1일 언론 상대의 부산국제모터쇼 ‘프레스데이’에서는 자동차 메이커들이 기자들에게 회사를 소개하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GM대우 닉 라일리 사장의 회사 소개는 ‘딱딱한 사장님 말씀’이 아니라는 점에서 눈에 띄더군요. 마치 광고대행사의 전문 프레젠터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반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두 회사는 국내영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부사장들이 소개를 맡았는데 ‘정통적인’ 회사 소개였습니다.

그런데 GM대우는 이날 오후 라일리 사장의 인터뷰를 주선했습니다. 사실 그는 최근 인터뷰를 했기 때문에 이날 인터뷰는 ‘기사가 되지 않는’ 행사입니다. 그런데도 그는 열심히 GM대우의 목표에 대해 설명을 하더군요.

2일 개막식에는 현대차 박황호 사장, 기아차 윤국진 사장이 참석했습니다. 두 분은 8월 사장 취임 이후 아직까지 인터뷰를 하지 않아서 ‘기사가 되는’ 인터뷰입니다. 그런데도 두 분은 처음에는 기자들을 만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기자들의 끈질긴 요청으로 결국 인터뷰를 했지만 대체로 말을 아꼈습니다. 그처럼 말을 아끼는 것은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기아차는 이달 대표이사(CEO) 선임이라는 행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현대차도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상용차 합작법인 출범 등 민감한 문제가 많습니다. 따라서 기자들을 만나기가 껄끄러웠겠지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 통상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들은 언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하는 반면 한국인 CEO들은 언론 접촉을 부담스러워 합니다. ‘열심히 일하면 됐지, 굳이 나설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인 것 같았습니다.

GM은 주요 임원들에게 ‘기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말할 때 손짓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까지 교육을 시킨다고 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환경에서 이제 한국 CEO들도 좀 더 말을 많이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야 고객들도 그 회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장님들의 말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공종식 경제부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