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6일부터 9일까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한국 중국 일본 정상회의’에 참석함으로써 취임 후 첫 다자 정상외교에 나선다.
이번에 노 대통령은 △‘ASEAN+한중일’ 정상회의 △한-ASEAN 정상회의 △한중일 3국 정상회의 △7개국(일본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브루나이) 정상과의 개별 회담 등 모두 10개의 회담을 갖는다.
이 중 가장 큰 관심은 올해로 5번째를 맞는 한중일 3국간 정상회의로 3국 정상이 북한과 미국간의 이견이 조정되지 않고 있는 2차 6자회담 재개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3국의 또 다른 관심사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추진 문제.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는 ‘공동 노력’ 경주라는 선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일본과 중국이 FTA 체결 추진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쪽이기 때문이다.
다만 3국은 각국 외무장관을 대표로 한 ‘3자위원회’를 구성해 여러 분야에 걸친 3국간의 현안을 다룰 창구를 단일화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3국간 협력관계는 일보 진전을 이루게 됐다.
개별정상회담에서는 북핵 문제 외에 이라크 문제가 의제로 포함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은 이미 항공자위대 조기파병 의사를 밝힌 상태로 노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에게 파병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달 말 정계 은퇴를 앞두고 지난달 25일 유엔 연설에서 미국과 유럽의 신식민지주의를 맹렬히 비난했던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도 주목된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