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타계한 이준(李준) 전 삼풍 회장의 생애는 파란만장한 삶의 연속이었다.
고인은 1970, 80년대 건설 붐을 타고 부(富)를 축적한 뒤 건설 유통을 기반으로 삼풍을 중견기업으로 키웠다. 그러나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와 함께 추락하면서 ‘비운의 말년’을 보냈다.
경기 양주군 태생인 그는 20, 30대 시절 군과 당시 중앙정보부에서 근무하면서 인맥을 쌓았다.
1963년 미군 군납건설과 전기공사업을 주로 하는 동경산업을 설립했고 67년엔 동경산업을 삼풍건설산업으로 상호를 바꿔 건설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그는 군과 중정 근무 시절 사귀었던 인맥을 활용해 당시로서는 굵직한 공사였던 서울 중구 을지로 삼풍상가, 여의도 순복음교회, 청계천 청평화시장 공사를 따냈다. 70년대에는 부동산 투자에 눈을 돌려 재산을 늘렸다.
승승장구하던 이 전 회장은 95년 6월 자신의 성공신화를 처참하게 붕괴시킨 사고와 맞닥뜨렸다. 광복 이후 단일 참사로는 최대 사망자수를 기록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터진 것.
그는 무단 설계변경 등으로 참사를 불러온 책임을 지고 구속돼 징역 7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올 4월 출소한 뒤에는 지병인 당뇨와 고혈압에 시달려 왔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