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라이벌 기업간의 불꽃 튀는 경쟁이 투자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종 1, 2위를 다투는 기업들의 힘겨루기는 물론 신규 사업자가 대표 기업에 도전장을 내미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진행되고 있는 것. 이런 승부는 기업의 상호 발전에 긍정적인 자극이 되지만 과당 경쟁으로 이어질 경우 주가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더 좋은 서비스와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지만 투자자로서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상황일 수 있다.
▽경쟁업체의 등장으로 울고 웃다=온라인경매업체 옥션은 2일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5만8900원에 장을 마쳤다. 7월 초 9만6000원을 넘어선 뒤 두 달간 하락세를 이어온 상황에서 눈에 띄는 반등세였다.
옥션의 주가는 향후 불확실한 성장 모멘텀과 7월까지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 때문에 힘을 쓰지 못했다. 무엇보다 최근 이니시스의 경매사업 진출에 따른 경쟁 심화 우려감이 주가를 짓눌렀다.
한때 옥션의 사장으로 온라인 경매시장을 이끌었던 이금룡 현 이니시스 사장이 본격적인 전자상거래 진출을 선언한 것. 이니시스는 온라인 쇼핑과 경매를 합친 마켓포털 ‘온켓’을 6일 공식 오픈한다고 밝히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니시스는 수수료를 옥션의 절반 이하로 낮추는 등의 전략으로 올해 연말까지 2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러나 삼성증권 등 상당수 증권사는 “이니시스의 온라인 경매 진출이 옥션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진입시 회원 확보의 어려움과 초기 마케팅 비용 부담 등을 고려할 때 후발업체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 이런 의견이 확산되면서 옥션의 주가는 다시 급반등했다.
다만 대신증권 강록희 애널리스트는 “이니시스가 옥션의 시장점유율을 뺏어갈 수 있을지 여부는 회의적이지만 옥션의 내부사정을 꿰뚫고 있는 경쟁자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옥션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쟁 따라 주가도 엎치락뒤치락=게임 분야에서도 경쟁에 불이 붙었다. 엔씨소프트는 1일 신작 ‘리니지2’를 국내 시장에서 유료화한 뒤 이틀 연속 주가가 상승했다. 첫날 동시접속자 수와 야간 접속자 증가세 등으로 볼 때 유료화 작업이 순항한다는 평가를 받은 결과다.
이에 질세라 웹젠은 5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대규모 게임전시회에서 자사의 게임 ‘뮤’ 사용자를 위한 대규모 오프라인 이벤트를 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리니지2의 시판으로 영향을 받은 다른 온라인 게임과는 달리 웹젠의 뮤는 이미 마니아층을 확보했다”며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이밖에 플레너스와 CJ엔터테인먼트도 하반기 영화 시장을 놓고 격돌했다. CJ엔터테인먼트는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에 대한 대박 기대감으로 5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해 별다른 흥행작을 내지 못한 경쟁업체 플레너스는 10월 영화 ‘황산벌’과 12월 ‘실미도’ 등을 통해 반격을 꾀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라이벌 업체 현황분야업체경쟁 포인트온라인 경매옥션
대 이니시스이니시스:이금룡 사장의 노하우, 옥션보다 싼 수수료, 다양한 쇼핑 형태옥션:710만명에 달하는 회원, 선두업체로서 처놓은 진입장벽, 브랜드 인지도게임웹젠
대 엔씨소프트엔씨소프트:‘리니지2’의 유료화 순항, 해외 유료화의 성공 여부가 관건웹젠:‘뮤’의 중국시장 진출 호조, 사업다각화엔터테인먼트CJ엔터테인먼트
대 플레너스CJ엔터테인먼트:배용준, 전도연 주연의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해외영화 ‘반지의 제왕3’ 배급
플레너스:박중훈, 정진영 주연의 ‘황산벌’, 100억원대가 투입된 ‘실미도’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