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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 기아 기동력 vs SK 조직력…9일 PO 1차전

입력 | 2003-10-08 17:58:00


한국시리즈 티켓을 향한 마지막 싸움이 시작된다.

9일 광주에서 막을 올리는 기아와 SK의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해태 시절을 포함해 역대 최다인 ‘V10’을 노리는 기아로선 지난해 LG전 역전패의 설욕 무대. 2000년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에 오른 SK는 내친 김에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가겠다는 각오다.

SK 조범현 감독은 “삼성은 무너뜨렸지만 뛰는 야구를 하는 기아는 삼성보다 더 무섭다”고 한다. 기아 김성한 감독은 “조범현 감독의 머리를 한 번 들여다보고 싶다”며 그의 전술능력에 혀를 내두른다.

정규리그에선 SK가 기아에 10승9패의 간발의 차로 앞섰다. 그러나 단기전인 플레이오프의 향방을 점치는 데 이 기록은 별 도움이 안 된다.

기아의 강점은 선발 마운드와 기동력. 김진우 리오스 최상덕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8개 구단 최강. 트레이드마크인 도루 또한 가장 많은 146개를 성공시켰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이 50개, 김종국이 31개.

이에 맞서는 SK는 조직력이 최대 무기. 이호준을 제외하면 내세울 만한 ‘대포’가 없지만 하위타선까지 골고루 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에서 한 수 앞선다. 조경환이 23개, 박경완이 15개의 아치를 그리는 등 팀 홈런이 전체 3위인 156개. 반면 기아는 129개에 머물렀다.

SK의 상승세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 역대 준플레이오프에서 2연승을 거둔 팀 중 94년 한화를 제외한 6팀이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다.

첫 단추를 꿸 1차전 선발로 기아가 ‘포스트 선동렬’인 김진우, SK가 채병룡을 꺼내 들었다. 김진우는 올해 SK전에 2번 나가 1승을 올렸지만 평균자책 8.31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채병룡은 4경기에 나가 2승1세이브에 평균자책 3.60을 기록.

큰 경기엔 에이스를 믿고 내보내는 김 감독의 ‘감각 야구’와 상대 전적을 중요시하는 조 감독의 ‘데이터 야구’가 드러난 대목이다.

구원왕 조웅천을 보유한 SK는 마무리에서, 신용운 이강철 진필중이 있는 기아는 불펜에서 앞선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