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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쟁점]주공 주민배상 기준 '옥신각신'

입력 | 2003-10-08 18:54:00


6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한주택공사 본사 앞.

서울 구로구 구로1단지 주공아파트 주민 300여명이 이색적인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주택공사 앞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위는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지만 이날 시위대는 ‘평등 보상’을 외쳤다.

이들은 분양공고 당시의 면적과 실제 면적간에 차이가 나는 문제와 관련해 시위 중이었다.

이 아파트 소송대책위원회 박은균(朴銀均) 위원장은 “한 아파트의 같은 평형인데도 보상금액이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며 “판결과 관계없이 동등한 보상을 하라”고 주장했다.

▽같은 아파트, 다른 보상금=1987년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 주민들이 주공을 상대로 처음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은 1989년 7월. 분양공고와 달리 공유대지면적이 가구당 7, 8평씩 모두 1만1000평이 줄어든 것을 확인하고 주공측에 부당하게 챙긴 분양금액을 돌려달라는 요구였다.

그러나 공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 시각 탓에 1400가구 중 111가구만이 소송에 참여했다.

결과는 공유면적 등기 이전 당시인 1991년의 시가대로 배상하라는 것. 법원은 공고 당시 제외했어야 할 도시계획도로가 공유면적에 포함돼 있고 우체국과 초등학교 등의 사업계획이 변경돼 면적이 줄었음에도 이를 입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은 책임이 주공에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송비용을 제외하고도 가구당 2400만원이란 적지 않은 보상금이 돌아갔다.

이후 807가구가 같은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으나 결과는 사뭇 달랐다. 서울고등법원은 사업계획 변경에 따른 입주민의 손해는 시가대로 배상하되 도시계획도로에 대해서는 분양가대로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경우 보상금은 가구당 1300만원으로 줄어든다.

▽엇갈린 판결=같은 아파트에서 보상금이 다른 곳은 구로1단지만이 아니다.

1990년대 이후 전국적으로 12개 단지가 구로1단지와 같은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현재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6개 단지 가운데 서울 노원구 중계4단지(690가구)의 경우 1심 판결 결과마저 극명하게 엇갈렸다.

476가구가 제기한 소송에선 1999년 2월 시가대로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그러나 52가구가 제기한 소송에선 분양공고 당시와 실제 면적이 큰 차이가 없다며 올해 2월 주민 패소 결정이 내려졌다.

▽주공의 입장=이처럼 판결이 엇갈리면서 최종 판결 결과와 무관하게 시가 보상을 요구하는 입주민의 항의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공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법원과 판사에 따라 상이한 판결이 나왔지만 지난해 11월 대법원이 서울 노원구 상계12단지 주민들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분양가 배상 판결을 내렸기 때문에 대다수 아파트가 분양가로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분양 당시 면적과 공유 면적의 차이는 1995년 이전에 입주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문제로 지금은 이 같은 면적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면적 차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 진행 현황단지공고 당시와의면적 차이가구수소송제기가구수소송 진행상황판결 내용서울 구로1단지1만1000평14008063심 계류일부 시가, 일부 분양가 배상111종료시가 배상서울 중계4단지366평6904762심 계류시가 배상522심 계류주민 패소서울 중계5단지711평232811802심 계류일부 시가, 일부 분양가 배상2111심 계류

 서울 상계12단지1850평17391881심 계류

 1107종료분양가 배상경기 수원 영통5단지178평150411822심 계류주민 패소경기 구리 인창6단지258평10186313심 계류주민 패소자료:대한주택공사

성남=이재명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