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네티즌들이 인터넷으로 가장 많이 찾아본 단어는 ‘2003 서울세계불꽃축제’다. 지난달 27일부터 매주 토요일 서울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에서 일본 호주 중국 한국팀이 참여해 열리고 있는 이 축제는 11일 마지막 행사를 앞두고 인기가 절정에 달했다. 특히 밤하늘의 불꽃을 렌즈에 담으려는 ‘디카족’의 발길이 급증해 디지털카메라의 대중화 추세를 엿보게 한다.
2위는 2일 개봉돼 흥행 정상에 오른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국민타자’를 넘어 ‘아시아 홈런왕’으로 등극한 이승엽은 검색 순위 3위에 올랐다.
4위인 ‘딸녀’는 네티즌 특유의 유머가 만들어낸 인터넷 스타. 양 손에 딸기를 들고 코믹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한 여자의 사진이 디지털카메라 사용자 커뮤니티에 게시된 뒤 ‘딸녀’란 이름이 붙고 일약 스타로 떠오른 것. ‘딸녀’를 소재로 온갖 합성사진들이 만들어져 전파되고 있는 중이다.
‘김순년’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가수도 ‘온라인 스타’다. 아마추어 가수 ‘김순년’은 한번도 TV에 나온 적이 없지만 그의 동영상 파일이 인터넷으로 퍼지면서 유명세를 탔다. 연규성, 김병수, 도은영 등 탁월한 노래 실력 하나로 네티즌을 사로잡는 이 아마추어가수들은 뛰어난 외모의 ‘얼짱’에 이어 ‘노래짱’ 열풍을 몰고 왔다.
해설가로 변신한 전 LG 트윈스 팀 투수 차명석은 특유의 입담으로 네티즌들을 사로잡으면서 ‘차명석 어록’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김제동 어록’이 인기를 끈 이후에 ‘어록’시리즈 유행이 이어지고 있는 셈. ‘전왕’은 중국 CCTV에서 방영되었던 드라마. 중국의 전설적인 거상(巨商)의 일대기를 그린 내용으로 현재 MBC에서 방영중이다.
9위와 10위를 차지한 ‘슬리스’와 ‘플래쉬 몹(Flash Mob)’은 네티즌들의 재기발랄함이 돋보이는 키워드. ‘슬리스’는 10대에게 인기 높은 힐리스 신발이 변형된 것이다. 값이 비싸 ‘힐리스’를 구입하지 못한 네티즌들이 일반 운동화에 바퀴를 달아 유사 힐리스를 만드는 법을 설명한 그림이 각종 유머게시판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플래쉬 몹’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정해진 시각과 장소에 모여 약속된 행동을 한 뒤 사라지는 행위’다. 최근 온라인으로 약속한 젊은이들이 서울 명동에 갑자기 몰려들어 한동안 하늘을 향해 다같이 손짓을 하거나 죽은 듯 누워있다 흩어졌던 사례 등이 있다.
조희제 (다음커뮤니케이션 검색사업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