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기자
“한 청취자가 내 방송을 4∼5시간씩 복습한다는 말을 듣고, ‘내가 아직 효과적인 강의를 못하는구나’라고 생각한 적 있었어요.”
8일 오후 만난 KBS 2FM 라디오(89.1MHz) ‘이지영의 굿모닝 팝스’(오전 6시)의 진행자 이지영(35)은 자기 일을 “청취자가 최대한 즐겁고 저렴하게 영어 공부를 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최근 라디오 영어 공부 프로그램 중에서 정상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KBS 라디오국 강현국 PD는 “최근 청취율은 나오지 않았지만 청취자들의 반응으로 미뤄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의 인기를 이끄는 코너는 지난해 11월 시작한 ‘영치탈출 한달 작전’이다. 매일 인터넷 게시판에 숙제를 내주고 진행자가 직접 숙제를 감수해준다. 경품도 없는데 매일 70여명의 청취자가 이 숙제에 참가하며 매달 가장 열심히 공부한 청취자는 ‘영치 탈출자’로 선정된다. 이지영은 인터넷 게시판에 청취자들이 전화번호를 남기면 직접 연락해 ‘과외 강의’를 하기도 한다. 또 매달 한차례씩 영어로 장난기 넘치는 ‘영치 송(song)’은 이 코너의 매력이다. 쉬운 회화 표현으로 노래를 만들어 부르기 때문에 영어를 몸에 익힐 수 있다.
이지영은 “혼자서라도 하루 15분씩 영어를 말하지 않거나 30분이라도 영어책을 보지 않고서 영어를 잘 할 수 없다”며 “‘영치 탈출’코너는 재미있는 노래를 반복 학습해 영어가 자연스럽게 몸에 배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지영은 1996년 영국 브라이튼대에서 언어학 석사 학위를 받고 귀국해 유명 어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중 2000년 4월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발탁됐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