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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님비현상 우린 그런거 몰라요"

입력 | 2003-10-09 22:48:00


“비록 지금 비판을 받아도 후손과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설치해야 할 시설이라는 생각에서 반대 주민들을 끈질기게 설득했습니다.”

‘혐오시설’로 인식돼온 종합장사시설(화장장)을 자발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반대 주민들을 설득해 최근 울산시에 ‘종합장사시설 유치신청서’를 제출한 울산 울주군 삼동면 삼동노인회 신현석(辛炫錫·68) 회장.

신 회장은 “종합장사시설 유치는 울산의 숙원사업을 해결하고 울산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인 삼동면의 발전을 앞당기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신 회장은 “종합장사시설 건설 예정지(6만8000평)는 1999년 기존의 공원묘지 확장 부지로 지정된 곳으로 이곳에는 지난해부터 사설 납골당 건설이 추진됐다”며 “사설 납골당보다는 울산시가 부지를 물색 중인 종합장사시설을 유치하는 것이 지역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7월부터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이 마을회관 등을 순회하며 “울산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을 발전시키는 길은 장사시설 유치 밖에 없다”고 말하자 처음에는 대부분 반대 입장을 밝혔다.

신 회장을 비롯한 주민 대표들은 각 마을과 직능단체 대표 등으로 8월 ‘장사시설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뒤 시가 제시한 △마을 공동수익 사업비 200억원 지원△장례식장 운영과 경영수익 사업권 주민에게 제공 △복지시설과 운동장 교량 도로 건설 등의 인센티브를 설명하며 설득을 계속해 찬성여론을 유도했다.

추진위는 지난달 화장장 유치를 위한 주민 서명운동에 들어가 한 달 만에 총 741가구(주민 수 1900여명) 가운데 446가구(60.2%)의 찬성을 받아 6일 시에 유치신청서를 제출했다.

신 회장은 “69년 삼동면에 공업용수 공급용 대암댐이 건설되면서 안개가 잦고 서리가 빨리 내려 농사가 잘 되지 않아 울산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 됐다”며 “그러나 현대식 시설을 갖춘 종합장사시설 자진 유치로 삼동면이 가장 살기좋은 마을로 탈바꿈해 전국적으로 ‘님비현상’을 극복한 모범사례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