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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피… 소변… 침… ‘한 방울’로 ‘큰 일’ 알아요

입력 | 2003-10-12 18:10:00



《‘피 한 방울로 건강을 체크할 수 있다.’

최근 중국에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감염 여부를 피 한 방울로 1시간 이내에 판정할 수 있는 검사키트가 개발됐다고 밝힌 바 있다. 혈액 소변 침 등의 검체를 통해 가정이나 병의원 등에서 즉시 건강이상을 검사할 수 있는 현장검사(POCT·Point of Care Test)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

국내 현장검사의 연간 시장규모는 3000여억원으로 제품의 종류만 100여개에 이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자가임신검사로 지난해 매출액만 700억원에 달했다. 현재 현장검사기를 생산하는 국내 바이오벤처만도 10여개나 된다.

서울대 의대 병리학과 신영기 연구원은 “현장검사는 대형병원처럼 값비싼 진단 장비를 구입하기 힘든 소규모의 병·의원급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검사 시간이 짧고 병원과 가정 등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적용 분야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현장검사의 원리=검체를 이용해 2∼5분 만에 신속하게 각종 질환에 대해 판정할 수 있는 속성검사(Rapid Test)와 당뇨환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혈당검사가 대표적이다. 혈당검사의 원리는 혈액 속에 녹아 있는 당을 분해시켜 이때 나오는 전자를 측정하는 전기화학적 방법이다.

속성검사의 원리는 ‘면역 크로마토그래피’이다. 크로마토그래피란 색층분석(色層分析)이라고도 하는데 종이에 대한 침투성 차이를 이용해 색소나 물질을 분리하는 방법. 즉 종이에 잉크를 묻히면 물이 잉크를 녹여 같이 끌고 올라가면서 성분에 따라 각각 끌려 올라가는 길이가 달라지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속성검사는 항원 항체가 이용되기 때문에 면역 크로마토그래피로 불린다. 속성검사지에 항원이나 항체를 붙이고 이곳에 검체를 떨어뜨리면 검체가 종이를 타고 올라가다 찾아내고자 하는 항원이나 항체가 존재하면 서로 반응해서 복합체를 형성한다. 이때 복합체의 형성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발색제를 추가한다.

▽현장검사의 종류=일반인이 가정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과 의사들이 사용하는 전문의약품으로 나뉜다.

일반의약품으로는 임신진단검사나 혈당검사와 니코틴진단검사 등이 잘 알려져 있다.

최근 혈당검사는 손가락 끝부분 외에 팔뚝이나 허벅지 손바닥 종아리 등에서 적은 양으로 채혈이 가능해 통증이 크게 감소됐다. 국내엔 다림양행의 ‘프리스타일’, 라이프스캔의 ‘원터치울트라’ 등이 14만∼17만 가격대로 최근 출시됐다.

임신진단검사는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한 뒤 분비되는 융모성선자극호르몬(hCG)을 검출하는 것. 임신 2∼3주면 100%에 가까운 신뢰도로 임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약국에서 4000∼6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한편 니코틴진단검사는 수입품에 의존하다가 최근 국내 바이오벤처인 다이노나에서 국산품이 개발됐다. 소변으로 며칠 전 담배를 피운 것까지 찾아낼 정도로 민감도가 높다. 중고등학교에서 청소년 흡연을 막는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검사의 대부분은 전문의약품. 가장 대표적인 것은 B형, C형간염검사, 에이즈 진단, 대장암 간암 췌장암 전립샘(전립선)암 등 각종 암 진단키트, 인플루엔자 사스 등 각종 바이러스 검사 등이 있다.

선진국에선 항생제 오남용을 막기 위해 감기 환자에게 반드시 ‘스트렙토A 검사’를 시행한다. 스트렙토A 검사는 감기가 세균에 의한 것인지를 알기 위한 것으로 세균에 의한 감기임이 입증되면 의사는 항생제를 사용하게 된다. 만약 바이러스성이라면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것이 외국에서는 항생제 사용이 낮은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국내에서도 경희대병원, 충북대병원 등 일부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보험혜택이 없어 검사비가 1만∼1만5000원으로 비싼 것이 흠. 최근 소아과 의사 중심으로 항생제 남용을 막기 위해 이 같은 검사법을 도입하는 곳이 점차 늘고 있다.

성병인 클라미디아 검사는 예전엔 소변의 세균을 배양하는 배양검사를 이용했는데 결과가 2∼3주 후에 나오는 단점이 있었다. 요즘에는 병의원에서 현장검사를 이용해 즉석에서 결과를 알아낸다. 특히 임신부가 이 균에 감염되면 자궁내막염뿐만 아니라 태아에게 폐렴, 눈병 등을 일으키기 때문에 임신부는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현장검사키트 관련 국내 업체회사현장검사(생산 기준)전화번호다이노나간염, 에이즈, 마약, 니코틴, 암, 임신, 배란, 스트렙토A, 헬리코박터 등02-578-0810녹십자간염, 임신, 헬리코박터, 암,에이즈 등031-260-9570SD간염, 에이즈, 임신, 암, 마약, 동물질환, 배란, 사스항체 검사 등031-258-2994영동제약소변, 혈당, 임신, 간염 등02-2233-3531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