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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盧대통령 재신임 정국]“국정혼란 원치않아”

입력 | 2003-10-12 19:13:00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불신임에 따른 국정 혼란도 원치 않는다.”

노 대통령이 ‘재신임 카드’를 던진 10일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 나타난 민심은 이렇게 요약된다. 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도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지만 ‘재신임하겠다’는 의견이 ‘불신임’보다 다소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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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운영 지지도와 재신임 문제는 다르다”=동아일보-코리아리서치센터(KRC)가 10일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재신임하겠다’는 대답은 45.2%로, ‘불신임’(42.6%)보다 2.6% 포인트 높았다. 그러나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도는 35.0%로, 9월 6일 조사 때의 39.4%보다 4.4%포인트나 떨어졌다. 본보 조사에서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도가 다른 기관의 조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설문에 ‘잘하고 있는 편’ ‘못하고 있는 편’이란 항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 조사에서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 중 ‘재신임하겠다’는 사람은 4분의 1에 가까운 23.3%나 됐다.

KBS-미디어리서치의 11일 조사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 조사에서 ‘재신임’ 응답은 51.4%로, ‘불신임’(41.1%)보다 10.3%포인트나 높았다. 그러나 지지도는 한달여 전인 취임 6개월 조사 때의 40.0%보다 떨어진 35.3%였다.

한편 중앙일보 조사(10일) ‘재신임 47.7%, 불신임 44.4%’, 한겨레-리서치플러스(10일) 조사 ‘재신임 49.8%, 불신임 44.5%’, 리서치 앤 리서치 조사(10일) ‘재신임 42.5%, 불신임 36.3%’ 등 모두 재신임이 높았다.

▽‘반노(反盧)’에서 ‘재신임’으로=KRC 김정혜(金貞惠) 이사는 “지지도와 재신임 여부 간의 차이는 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선 부정적이지만 대통령 불신임에 따른 더 큰 국정 혼란은 원치 않는 ‘안정 희구층’의 이동으로 생기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KBS-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선 노 대통령 국정 운영에 부정적이었던 ‘60대 이상’이 불신임(36.3%)보다 재신임(51.4%)을 압도적으로 많이 선택하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재신임 카드’는 통과를 전제로 던진 게 아니다”며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앞으로 여론이 달라질 여지는 많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