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치러질 17대 총선을 앞두고 ‘노동자 텃밭’인 울산 동구와 북구에서 노동계 후보의 당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가 각각 소재한 동구와 북구는 노동자들이 회사 인근 아파트에 많이 살고 있어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내년 총선에서 노동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가장 높게 꼽고 있는 곳.
1998년 6.4지방선거 때부터 이들 지역의 구청장과 지방의원도 대부분 노동계 후보가 당선돼 사실상 노동계의 아성이나 다름없다. 동구는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갑용 구청장과 구의원 10명 가운데 5명이, 북구는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 출신인 이상범 구청장과 구의원 8명 가운데 5명이 각각 민주노동당 등 노동계 출신이다.
동구는 13대부터 내리 4선을 기록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의원의 지역구여서 내년 총선에서 노사간의 장외대결에 벌써부터 관심사가 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12월 10일경 당내 경선을 통해 총선 출마 후보를 결정키로 했으며, 이곳에서 구청장과 지방의원 당선 경력이 있는 민주노동당 김창현 울산시지부장과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전현직 노조 간부가 경선 출마자로 거론되고 있다.
주민 평균 연령 29.2세(전국 평균 34.1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기초자치단체인 북구는 2000년 16대 총선에서 노동계의 내부 분열로 노동계 후보가 한나라당 윤두환 의원에게 563표로 분패한 곳. 따라서 노동계는 내년 총선에서 또 다시 패배할 수 없다며 전의(戰意)를 불태우고 있다..
12월 22, 23일 실시할 민주노동당 북구지구당 경선 출마후보자로는 조승수 전 북구청장과 정갑득, 김광식 전 현대자동차노조위원장 등 3명이 이미 출사표를 던진 상태.
민주노동당 울산시지부 관계자는 “내년 총선에서 민노당 의원을 반드시 배출하기 위해 가장 경쟁력있는 후보를 내세울 것”이라며 “이를 위해 당원을 늘리는 등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