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간해선 고사성어를 잘 쓰지 않는 김진표(金振杓·사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3일 직원들에게 ‘질풍경초(疾風勁草)’론을 설파해 눈길을 끌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월례 직원조회에서 “(주변 여건이 어려울수록) ‘질풍경초’를 마음에 잘 새기며 지내라”고 당부했다.
질풍경초란 후한서(後漢書)에 나오는 문구로 ‘세찬 바람이 불어야 강한 풀을 분별할 수 있다’는 뜻이다.
후한(後漢)의 광무제(光武帝)가 된 유수(劉秀)가 황제 즉위 전 한때 농민군에게 크게 패했을 때 끝까지 그의 곁을 지킨 왕패(王覇)에게 한 말이다.
김 부총리는 “대통령의 재신임 선언은 고뇌에 찬 결단이었다”며 “이 같은 사태를 미리 막지 못한 내각이 전원 사표를 냈지만 대통령이 반려한 만큼 더 무거운 책임감으로 민생과 경제안정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청년실업, 신용불량자, 노사개혁, 경제활성화 등 현안 처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며 부처간 이기주의를 버리고 서로 싸우지 않아야 한다고 역설, 재경부가 경제 관련 수장(首長) 부처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을 강조했다.
또 논란이 일고 있는 새만금사업,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위도 원전(原電)수거물 관리시설 등을 열거하며 “현재 추진 중인 국책사업은 차질 없이 수행하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단할 것”이라고 말해 현안 해결의 각오를 다졌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