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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프로야구]‘파울볼 저주의 손’ 살해위협

입력 | 2003-10-16 18:04:00


‘나 어떡해….’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되자 15일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파울볼에 손을 댄 팬이 곤경에 빠졌다.

그는 컨설팅회사에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 스티브 바트먼(26). 컵스의 골수팬인 그는 주말이면 ‘레니게이드’라는 유소년 야구팀을 지도하는 준야구인이기도 하다. 당시 외야석에 앉아있던 그는 파울볼을 잡으려다 건드리는 바람에 컵스 좌익수 모이세스 알루가 볼을 놓쳤고, 3-0으로 앞서던 컵스는 이후 8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그는 이 일로 컵스 팬들의 살해위협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발생한 8회 초가 끝나고 경찰의 호위 아래 스탠드를 떠나던 그는 팬들이 던지는 맥주잔 세례를 받기도 했다. 바트먼씨는 “정말 컵스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팬들의 분노는 가시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바트먼씨의 손 때문에 6차전을 건지고 월드시리즈 티켓까지 따낸 플로리다의 반응은 정반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동생인 제프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는 16일 바트먼씨에게 은신처를 제공할 수 있다고 나섰다. 플로리다에 위치한 호텔인 폼파노비치에서 3개월 동안 숙식은 물론 시카고∼플로리다 왕복 항공권까지 제공하겠다는 것.

바트먼씨는 플로리다 해변에서 발 뻗고 안락한 휴식을 보낼 수 있을까.

전 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