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슬럼프에 빠졌다고요? 저 여기서 행복해요.”
이천수(22·레알 소시에다드·사진)의 장점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는 당당함이다. 이는 16일 스페인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천수는 최근 자신이 스페인 리그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소문이 나돌자 이날 ‘아스’지와의 인터뷰에서 “전혀 다르다”고 밝혔다.
“요즘 내가 슬럼프에 빠졌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항상 웃는 얼굴만 하고 있어야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나는 여기 생활이 만족스럽고 행복하다.”
이천수는 또 “나와 멀게만 느껴졌던 챔피언스리그에 직접 출전하고 있다는 것이 마치 꿈만 같다”며 챔피언스리그 출전 경험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스페인 일간 ‘디아리오바스코’지도 이날 ‘나를 믿고 신임해 주는 감독님께 감사’라는 제목으로 이천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레알 소시에다드 입단 이후 시즌 초기에 치렀던 경기에 대한 소감은….
“아주 만족스럽다. 지금까지 모든 경기에 출전한 것이 아주 기쁘고 동료선수들과 감독님과의 관계도 하루하루 좋아지고 있어 아무 불만이 없다.”
―지금까지 팀에서 유일하게 모든 경기에 출전했는데….
“아직도 팀에 적응하고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나를 믿고 모든 경기에 뛰게 해준 감독님께 감사한다.”
―낯선 나라에 와서 적응은 어떻게 해나가고 있는가.
“좋은 날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항상 웃는 얼굴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는가.”
―지금까지 오른쪽, 왼쪽 날개와 스트라이커로 뛰었는데 실제로 원하는 포지션은….
“나는 양쪽 발을 다 자유롭게 사용한다. 팀을 위해서라면 어느 포지션에서 뛰든 상관없다.”
―지금까지 9경기에 출전했는데 아직 골을 넣지 못했다. 골에 대한 강박감은 없는가.
“초기에는 하루빨리 골을 넣어야 한다는 조바심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동료들이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해 주었다. 현재 나는 적응기에 있고 경기장에서 어떻게 좋은 플레이를 하느냐만 걱정하고 있다.”
―경기모습을 보면 너무 조급해 한다. 이런 모습이 구단으로부터 많은 이적료를 받은 것과 관계가 있는가.
“경기할 때는 항상 빠른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나의 스타일이다. 구단이 나에게 많은 돈을 지불하고 데려왔다고 해서 그 부담으로 경기에서 조급해 하는 것은 아니다.”
한편 데누엑스 감독은 이날 발표한 19일 아바세테전 선발출전 명단에서 이천수를 제외시켰다. 이에 따라 이천수는 교체 멤버로 그라운드에 설 전망이다.
스페인=변혜정 통신원 JACGAR@telefonic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