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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崔씨 SK11억은 곁가지 釜山업체서도 거액 받아”

입력 | 2003-10-16 18:52:00


최도술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이 SK에서 11억원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면서 최씨가 연루된 다른 비리 의혹에 관한 제보가 한나라당에 들어오고 있다.

이 같은 제보는 주로 최씨가 기업체 등에서 금품을 받았다는 것으로 관련 기업체 이름과 액수, 돈 전달 시기 등이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당직자는 “신빙성이 높은 제보들만 추려 정리해보면 지난해 대선을 전후해 최씨 주변에서 오간 돈의 액수가 상식적인 수준보다 훨씬 많다”고 말했다.

이들 제보의 공통점은 노무현 대통령이 거론된다는 것이다.

최씨는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1년 후배로 20여년간 노 대통령 곁에서 사실상 ‘집사’ 역할을 했다. 또 지난해 대선 과정에선 부산 지역 회계 책임자로 활동했다. 제보는 이를 근거로 최씨의 비리 의혹을 노 대통령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박진(朴振) 대변인이 16일 논평을 통해 “최씨가 노 대통령 아들의 결혼식 날 SK에서 11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은 노 대통령을 둘러싼 권력비리의 본색이 그 일각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은 보좌관과 비서관을 총동원해 제보의 신빙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 당직자는 “사실로 확인된 제보가 국회 대정부 질문 등을 통해 폭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최씨가 SK에서 받은 돈은 곁가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정형근(鄭亨根) 의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검찰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최씨는 SK건 외에 다른 비리들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제보 가운데 특히 2건이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보에 등장하는 돈 전달자는 부산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는 기업인과 부산상고 출신의 사업가 2명으로 이들이 지난해 대선을 전후해 각각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들의 실명뿐 아니라 이들과 최씨와의 구체적인 관계까지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제보 가운데 일부가 민주당 쪽에서 건네졌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사정기관의 한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지난해 민주당 대선 후보였기 때문에 민주당 주변 인물들이 대선 관련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최씨 관련 추가 비리의혹 제기에 대해 “노 대통령이 4년 임기를 걸고 받겠다고 하는 재신임투표는 회피하면서 근거 없는 정치공세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