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金亨泰·51·사진) KBS 시청자센터 주간이 KBS의 내부 문제점을 고발하고 KBS의 각성을 촉구하는 장문의 글을 인터넷에 올린 이틀 뒤인 16일 사표를 제출해 파문이 일고 있다. KBS 공채 6기 기자로 입사해 보도국 미국 뉴욕특파원, 기동취재부장, 사회부장 등을 지낸 김 주간은 지난해 11월부터 국장급 시청자센터 주간으로 일해 왔다.
시청자센터는 시청자들의 불만을 접수하고 시청자위원회와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을 관리하는 부서다.
김 주간은 14일 오후 6시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www.KHT2030.net)에 올린 ‘KBS가 표류하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KBS 사장이 재독 학자 송두율씨를 다룬 프로그램에 대해 전례 없는 사과를 하는 것을 보고 어쩌다 KBS가 이 모양이 됐는지 평생 KBS에 몸담아 온 KBS맨으로서 심한 자괴감을 느낀다”며 “KBS는 개혁적이 아닐지라도 보편타당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주간은 또 “정연주 사장의 인사는 ‘개혁’이 아니라 ‘혁명’에 가까웠다”며 “겨우 부장인 사람을 3, 4단계 뛰어넘어 센터장이나 본부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가는 인사를 단행했다”고 지적했다. 김 주간은 이어 “노조 출신 직원들은 개혁적이고, 이에 관심을 갖지 않고 방송 현업에서 묵묵히 일해 온 사람들은 비개혁적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신임 사장이 ‘개혁’과 ‘자율’이란 이름으로 방송 현업자에게 지나친 재량권을 줌으로써 부장이나 국장의 데스크 기능이 사라졌다”고 비판하면서 “사려 깊지 않은 젊은 제작자들이 좌충우돌하는 프로그램을 내보내 KBS를 망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