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 지는 낙엽을 보며 여름날 그대의 입술을 생각하네. 그대 떠난 후 기나긴 하루 속에 이제 곧 들려올 겨울 음악들….’ 추억의 명곡 ‘가을낙엽(Autumn Leaves)’을 듣다 보면 불현듯 뭉쳐뒀던 가을 외투를 꺼내 입고 문 밖으로 나서고 싶다.》
연인 또는 친구와 달빛 속을 걸어보거나 아이들의 손을 잡고 근교에 나가 ‘가을의 추억’을 만들어 보기에 좋은 철이다. 곳곳에서 가을 축제가 손짓하고 있다.
▽국화와 허수아비=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의 장미원에서는 17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허수아비와 함께 하는 가을꽃 대축제’가 열린다.
언제나 누님 같은 꽃, 국화 수백만 송이가 입구부터 펼쳐져 일대 장관을 이룬다. 특히 국화꽃을 이용해 기린, 돌고래 등 동물이나 탑, 폭포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작품을 보면 절로 탄성이 나온다.
가을 들판에서 옮겨 놓은 듯한 허수아비를 한자리에 모아 놓은 것도 눈요깃거리. 5m가 넘는 대형 허수아비를 비롯해 대 식구가 함께 나들이라도 나온 듯한 부부, 연인, 꼬마, 어릿광대 등 재밌는 표정의 허수아비들이 친구처럼 친근하다. 02-500-7610∼1
▽달빛 아래 억새물결=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은 19일까지 억새가 한창인 하늘공원을 야간에도 개방한다. 이번 주말은 파리한 달빛 속에 출렁이는 은색 억새물결을 즐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야간 개방을 하기 전에는 낮에 들어와 나가지 않고 숨어 있다가 밤 정취를 즐긴 사람들이 있었을 정도로 경치가 좋다는 후문. 19일 야외에서 열리는 아카펠라 공연도 놓치기 아깝다. 02-300-5539
▽갈대밭 속에 숨은 공룡알 화석=경기 화성시 시화호 남측간석지에서는 ‘제1회 시화호 우음도 갈대축제’가 19일 열린다. 강바람 속에 갈대숲을 거닐며 비릿한 수풀 향기에 흠뻑 취해볼 수 있다. 짬짬이 발견되는 공룡알 화석지는 또 하나의 보너스.
도예가 김창진 선생과 함께하는 피리 만들기를 비롯해 국악공연, 대동놀이, 달집태우기 등 부대행사도 다채롭다. 031-235-6155
▽서울의 명물 먹골배 주말농장=19일 서울 중랑구 신내동 제2주말농장에서는 ‘먹골배 수확 및 품평회’가 열린다. 어른 주먹보다 큰 먹골배를 한입 깨물면 꿀맛보다 더 달다는 게 주최측의 너스레.
먹골배를 직접 따보고, 배 깎기 대회, 배 빨리 먹기 대회, 어린이 퀴즈대회 등에 참가할 수 있다. 정성들여 가꾼 먹골배 중 최고를 가리는 품평회도 열린다. 02-490-3366
▽박 타는 흥부놀부=경기 남양주시 사능수목원에서는 18, 19일 양일간 ‘박 타기 및 바가지 만들기’ 가족체험교실이 개최된다. 주렁주렁 매달린 박 수세미 조롱박을 따볼 수 있고, 전래동화 속 그대로 박을 타보는 시간도 마련된다.
직접 만든 바가지는 집에 가져가고 식구끼리 즉석에서 고구마도 구워 먹을 수 있다. 02-318-4356
정양환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