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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링컨처럼 서서 처칠처럼 말하라'

입력 | 2003-10-17 17:12:00

나폴레옹, 링컨, 루스벨트


《“리더십의 핵심은 설득력이다.” 거미형 최고경영자(CEO)의 시대는 지나고 사자형 CEO의 시대가 왔다. 오늘날 시장이 원하는 것은 여덟 개의 다리로 현장을 휘젓고 다니는 감독자형 경영자가 아니라, 카리스마 넘치는 강한 리더다. 포드, 레이건 등 역대 미국 대통령 다섯 사람의 연설문 작성에 참여했던 저자는 “강력한 화법, 커뮤니케이션의 능력을 갖출 때 거미형 리더도 사자형으로 변모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지도자들의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 사례를 통해 저자는 권위와 강력한 메시지를 담아내고 단점마저도 무기로 반전시키는 ‘리더의 화법’ 비결을 소개한다.》

◇링컨처럼 서서 처칠처럼 말하라/제임스 흄스 지음 이채진 옮김

/253쪽 9500원 시아출판사

○침묵은 권위를 창조한다

나폴레옹은 전투에 나설 때면 출정에 앞서 병사들을 모아놓고 수십 초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주위를 둘러보곤 했다. 병사들은 나폴레옹이 매 순간 커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작은 키의 그가 창조하는 카리스마의 비결은 침묵이었다.

○기억에 남는 것은 짧은 말이다

미국 남북전쟁 당시 게티즈버그 전투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자리에는 링컨 대통령과 당대의 명연설가 에드워드 에버렛이 있었다. 오늘날 사람들이 기억하는 말은 두 시간에 걸친 에버렛의 연설이 아니라 링컨이 한 짧은 연설 속의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구절이다. 허스키한 목소리와 사투리를 고민하던 링컨은 이처럼 핵심을 찌르는 말로 국민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아이젠하워, 케네디, 레이건

○적극적인 말로 설득하라

1940년 프랑스가 함락되고 영국만이 독일에 대항하던 상황에서 루스벨트는 처칠의 연설을 듣기 위해 라디오를 켰다. 처칠은 “우리는 해안에서 적들과 싸울 것이며, 상륙지에서 적들과 싸울 것이며, 도심과 구릉에서 적들과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절대 항복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루스벨트는 이 연설을 듣고 영국에 군대를 파병하기로 결정했다. 처칠은 혀가 짧고 말을 더듬었지만 자신감으로 여론을 이끌었다.

○통계수치에 이야기를 담아라

1958년 미국의 재정적자는 10억달러에 이르렀지만 국민은 위기를 실감하지 못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1달러짜리 지폐를 10억달러 늘어놓으면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물어봤다. 일주일 뒤 그는 연설했다. “1달러짜리 지폐를 죽 늘어놓아 10억달러를 만들면 지구에서 달까지 왕복하고도 남습니다.”

○운율은 최고의 연설 전략이다

명연설가들은 운율과 대조법 구사의 명수였다. 케네디는 취임 연설에서 “우리는 어떤 대가(price)라도 치르고(pay), 어떤 부담(burden)이라도 짊어질(bear) 것입니다”라고 두운(alliteration)을 맞춰 호소력을 높였다. 나아가 처칠은 성공적인 연설법에 관해 설명하는데도 두운을 활용했다.

“배치(pose)를 바꾸고, 강약(pitch)을 조절하며, 쉬는 것(pause)을 잊지 말라.”

○상대의 의표를 찔러라

1980년 미국 대통령 선거 초반 카터 대통령은 공화당의 레이건을 앞서고 있었다. 텔레비전 토론이 시작되자 레이건은 이런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4년 전보다 살림살이가 나아졌다고 느끼십니까. 그러면 카터 대통령에게 투표하십시오.” 상황은 반전되기 시작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