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추'(국민통합추진회의) 출신으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오랜 정치적 동지였던 통합신당 김부겸(金富謙) 의원이 1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노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쏟아냈다.
김 의원은 이날 "노 대통령 스스로 생각하는 도덕적 권위는 또 다른 정치적 권위주의로 변질될 수 있다"며 "도덕적 권위에서 우월감이 나오고, 덜 도덕적인 타인에 대한 무시, 그리고 그들로부터 비난을 받았을 때 피해의식과 복수심이 싹튼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것은 더 높은 도덕성이 아니라 더 높은 국정운영능력"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노 대통령이 재신임 선언의 배경으로 야당과 언론을 언급한 데에 대해 "그 관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설사 그게 사실이더라도 대통령은 그런 말을 입 밖에 내선 안 된다"고 충고했다.
김 의원은 이날 노 대통령이 쓴 책인 '내가 만난 링컨'를 인용해 에이브러햄 링컨대통령이 '군사 쿠데타로 추방해야 한다'고 자신을 공격한 반대당 의원을 전시(戰時) 국방장관에 기용한 일화를 들기도 했다.
김 의원은 노 대통령의 코드 인사에 대한 고언(苦言)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12월 15일 재신임 투표 이전이라도, 그리고 국민투표를 못하게 되더라도 거국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며 "노 대통령은 전문성과 경륜이 있는 인재가 한나라당, 민주당에 있으면 삼고초려(三顧草廬)를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청와대 인사와 관련해서도 정무라인은 정치철학과 가치를 공유하는 '대통령의 사람'을 쓰더라도 정책라인에는 과감히 전문성 있는 외부인사를 기용할 것도 주문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