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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개표기 뒷돈 로비 선관위간부 개입 포착

입력 | 2003-10-17 18:28:00


서울지검 특수1부(김태희·金泰熙 부장검사)는 17일 전자개표분류기 사업자 선정과 관련, 관우정보기술 대표 유모씨(42·구속)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간부를 상대로 금품로비를 벌인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유씨를 상대로 중앙선관위 간부에게 금품을 전달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유씨는 이날 서울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거래처 직원과 대화를 하다 이 같은 얘기를 했으며 그 직원이 이를 녹취해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녹취록에는 유씨가 중앙선관위 간부를 만나 ‘대형업체를 끼고 오라’는 얘기를 듣고 SK C&C와 제휴를 맺은 뒤 사업자 선정 입찰에 참여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검찰은 이날 중앙선관위 전산계장(5급) 이모씨에게 1억2000만원을 로비자금으로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유씨와 SK C&C 공공영업팀 차장 김모씨를 구속 수감하고, 이씨에 대해서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2월 유씨에게 중앙선관위 관계자들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1억2000만원을 먼저 요구해 이 중 1억원을 로비스트 A씨를 통해 “전자개표분류기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이씨에게 전달한 혐의다.

전자개표분류기 사업에서 SK C&C는 선관위에 대한 납품, 운용 등을 맡은 주계약자였고 국내 영업권을 갖고 있던 관우는 SK C&C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