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초 SK 이호준이 무사 주자없이 솔로 홈런을 터뜨린 뒤 3루를 돌고 있다.[연합]
잠시 주춤했던 ‘SK 돌풍’이 다시 거세게 몰아치기 시작했다.
SK는 18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200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2차전에서 홈팀 현대를 5-3으로 눌러 시리즈 전적 1승 1패를 만들었다.
▼관련기사▼
- SK 2년차 제춘모 ‘거물’ 의 향기
SK는 팀 창단 후 코리안시리즈에서 첫승을 거둬 기쁨은 더욱 컸다.
SK는 첫 진출한 올 포스트시즌에서 6승 1패의 놀라운 승률을 기록중이다.
SK의 두 베테랑이 팀에 귀중한 1승을 선사했다.
34세의 노장 김기태와 31세의 박경완은 3-3 동점이던 8회 각각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승부를 결정지었다.이날 유일한 안타를 승부의 고비처에서 쳐 낸 두선수의 활약은 ‘경험은 돈주고도 못산다’는 격언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했다.
마운드에선 2년차 ‘영건’ 제춘모가 돋보였다.선발 스미스가 일찍 무너져 2회 1사부터 마운드에 오른 제춘모는 8회 1사후 심정수에게 2루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갈때까지 3피안파 5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세이브 왕 조웅천은 1.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선취점도 SK가 올렸다.
2회 4번타자 이호준이 좌월 솔로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한 것.
하지만 기쁨도 잠시, SK는 이어진 말 수비에서 역전을 허용했다. 이숭용의 동점 홈런에 이어 브롬바와 김동수에게 각각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것.
3회와 4회를 흘려보낸 SK는 5회 2사 후 대타 안재만이 통렬한 동점 2점포를 쏘아 올려 대 역전극을 예고 했다.한국시리즈 사상 5번째로 나온 대타 홈런. 분위기를 가져온 SK는 8회 무사 2루에서 터진 김기태의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은 다음 1사2루에서 터진 박경완의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 양팀간의 3차전은 장소를 인천 문학구장으로 옮겨 휴식일 없이 19일 속개된다.
■양팀 감독의 말
▽SK 조범현 감독= 현대는 원래 작전이 많은 팀인데 초반부터 현대의 작전을 저지한 것이 승인이었다. 어제 경기에서 상대 정민태에게 너무 소극적이었던 것을 지적하고 오늘은 타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주문했다. 우리 투수들은 현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잘 빼앗았다. 특히 상대 팀의 심정수를 상대할 때는 히팅 포인트를 흐트려 놓으라고 했고 제춘모가 잘 던져줬다. 3차전에는 상대 선발이 김수경이 나온다고 하니 타선을 다시 짜 대비하겠다. 3차전 선발은 채병용이다.
▽현대 김재박 감독= 제춘모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 찬스 한번 잡아 보지 못했다. 도루를 두번 실패했는데 사인이 노출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8회 SK 조원우의 타구는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것 같았는데 우리 수비수가 놓쳐 2루타를 만들어 줬다. 오늘 경기 중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타격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타순 조정은 생각하지 않고 있고 3차전에는 김수경을 선발로 내세우겠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