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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한방이야기]출산-산후조리엔 녹용이 특효

입력 | 2003-10-19 17:39:00


우리의 증조할머니 시대만 해도 아기를 낳는다는 것은 목숨을 건 모험이었다. 당시에는 아무리 명의라 해도 남자의원이 아기를 받는다는 게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난산에 대한 사전 대비책을 세워 놓기도 했다.

동의보감에는 ‘난산은 대부분 임신 8,9개월에 부인이 색욕을 삼가지 않아 기혈이 쇠약해진 때문이다’ ‘정신적으로 불안하고 잘 놀라면 난산의 우려가 높다’라고 적혀 있다. 적당히 일하고 마음이 편해야 아기를 쉽게 낳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렇다면 난산을 방지하는 방법은 어떨까. 동의보감에는 ‘진통이 올 것 같으면 주변을 정리하고 죽이나 밥을 천천히 먹은 후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 서서히 걷는다. 아무리 힘들어도 눕지 말고 벽 등에 기대는 게 좋다. 진통이 심해지면 아기를 빨리 나오게 하는 ‘최생약’을 먹고 비로소 눕는데 최대한 소리를 내지 말고 참다가 아기가 아래로 내려오는 느낌이 들면 바로 힘을 주도록 한다’라고 기록돼 있다.

예전에는 난산을 대비해 태아를 야위게 하는 약, 산도가 쉽게 열리는 약, 산모가 탈진했을 때 원기를 급히 돋우는 약, 아이가 사산됐을 때 쓰는 약 등 비상약을 준비해 놓았다가 상황에 따라 맞춰 먹였다.

이런 처방에는 주로 피를 보해 주는 보혈약과 자궁을 이롭게 하는 약을 복용했으며 녹용, 탱자, 인삼, 누룩, 귤껍질, 사향 같은 약재를 첨가했다.

요즘 시대에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아기를 쉽게 낳고 산후 회복을 위해 바로 먹고 효과를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약재는 바로 녹용이다.

필자는 녹용을 5g씩 3봉지를 곱게 가루로 만들어 보관하고 있다가 진통이 시작되면 30분 간격으로 한 봉지씩 물과 함께 먹으라고 권하는 편인데 진통이 줄어들고 아기를 빨리 낳게 도와줘 고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녹용은 체질과 상관없이 쓸 수 있고 부작용도 거의 없어 출산을 앞둔 임부라면 누구나 써 볼만 하다.

윤영석 춘원당 한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