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인천 남동구 고잔동 남동공단에 있는 ‘청아자선클리닉’.
100여평 남짓한 단층 클리닉에 외국인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노인 20여명도 찾아왔다. 청아치과가 1999년 설립한 청아의료재단이 운영하는 이 클리닉은 주로 남동공단에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진료하거나 노인들에게 의치(틀니)를 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청아치과 직원 20여명과 자원봉사에 나선 시민이 순번을 정해 클리닉에서 일하고 있다. 내과 전문의도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매주 외국인 근로자 20여명과 노인 10여명이 진료를 받거나 의료상담을 한다. 외국인 근로자는 주로 디스크, 근육 장애, 소화기 장애 등을 호소한다. 노인 중에는 생활형편이 어려워 치과 진료를 받지 못한 사람이 많다. 이들에게는 ‘사랑의 틀니’가 제공된다.
이 클리닉은 일요일 오후 2∼6시에만 진료한다. 평일에는 상담만 한다. 클리닉은 내과 진료실과 치과 진료실, 주사실, 상담실 등으로 이뤄져 있다. 환자가 많이 몰리면 공간이 좁아 클리닉 밖에 있는 이동진료버스에서 진료를 하기도 한다.
청아치과 김인수 원장(50)은 82년 인천 동구 송현동에 병원을 개원하면서 노인을 위한 사랑의 틀니사업을 시작했다.
병원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난을 듣기 싫어 한동안 병원 직원과 함께 강원 춘천시와 경기 안산시 등에 있는 사회복지시설을 찾아다녔다. 그러다 90년부터 인천에도 어려운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봉사에 나섰다.
청아치과는 매년 순이익의 50%를 재단에 내놓는다.
이 재단이 펴는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은 지난해 ‘함께하는 세상네트워크’라는 봉사단체를 만들었다. 이 단체에는 변호사, 공무원, 의사, 시민 등 200여명이 회원으로 등록했다.
매주 일요일 남편과 함께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는 유숙연씨(29)는 “우리가 가진 장점을 하나씩 어려운 이웃과 나눈다면 봉사의 힘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많은 분들이 자원봉사에 참여하면서 이전보다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게 됐지만 아직 손길이 미치지 않는 어려운 사람이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