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컵 향방의 분수령이 될 2003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을 앞두고 현대와 SK 벤치가 서로의 아킬레스건을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분주하다.
4차전까지 나란히 2승씩을 주고받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양팀은 장.단점이고스란히 노출된 만큼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 약점을 없애 전력을 업그레이드해야 하지만 시간적 여유는 거의 없는 탓에 고민은 크다.
SK 조범현 감독은 마운드 운용이 가장 큰 고민거리.
이전까지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했던 김원형이 컨디션 난조로 4차전에서 맥없이무너지고 2차전 선발로 나섰던 스미스도 2이닝을 못 버티고 물러나는 부진을 보여현재 확실한 선발 카드를 내세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조 감독 자신도 4차전 패배 뒤 투수교체 타이밍을 놓친 것이 주요 패착이었다고인정한 만큼 남은 경기에서 투수들을 어떻게 기용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다.
SK는 일단 5차전 선발로 이승호(22)를 내세웠다.
비록 SK는 이승호가 1차전때 패전을 기록했지만 정규리그에서 2승을 현대를 상대로 챙겼던 만큼 이전의 위력을 되찾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SK는 현재 분위기가 7차전까지 가는 쪽으로 흘러가고있는 만큼 그동안 정민태에게 보였던 약한 모습도 어떻게든 떨쳐버려야 한다.
정민태는 7차전 무렵 한 차례 더 등판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SK가 1,4차전패배 때처럼 '정민태 징크스'를 떨쳐버리지 못할 경우 우승컵을 고스란히 헌납하는것이나 다름없다.
반면 현대는 실책이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았지만 가장 크게 잠재돼 있는 약점이다.
현대 타자들은 올해 정규리그에서 8개팀 가운데 가장 많은 112개의 실책을 남발했는데, 키스톤플레이어인 유격수 박진만과 2루수 박종호가 각각 19개와 13개로 많고 3루수 정성훈도 14개나 되는 등 내야가 가끔 불안감을 노출했다.
현대는 이번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는 SK(4개)보다 적은 2개의 에러를 범하는데머물렀지만 훨씬 집중력이 요구되는 잔여 경기에서는 실책이 곧바로 패배로 직결돼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또 4차전까지 모두 4차례 도루를 시도했지만 현대 출신 SK 포수 박경완의 빼어난 도루 저지 능력 때문에 모두 실패해 기동력을 전혀 살리지 못한 점도 손질해야할대목이다.
잠실로 장소를 옮겨 맞붙는 현대와 SK의 한국시리즈는 취약점을 개선하려는 양팀 감독의 지략 싸움 때문에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