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치범 수용소에는 6·25 전쟁 포로인 서양인들과 일본인 여자 1명도 수감돼 있었다고 탈북자 김용(金龍·53·전 북한 국가보위부 중좌)가 22일 주장했다.
1998년 9월 평안남도 개천군의 정치범 수용소인 '제18 관리소'를 탈출해 중국과 몽골을 거쳐 1999년 10월 한국으로 망명한 김씨는 이날 미국 워싱턴의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가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씨는 "1996년 관리소에서 도로확장 공사를 나갔을 때 70~75세 정도로 보이는 서양인 7명을 봤다"면서 "당시 작업반장이 '그들은 6·25 전쟁 당시 함경남도 장진호반에서 붙잡힌 미국과 영국군 포로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작업반장은 '너희가 우리를 먹을려고 했지만 발전하는 우리나라를 똑똑히 보라'는 김일성의 관리소에 그들을 관리소에 넣었다고 들었다"면서 "그들은 뼈와 가죽만 남고 허리가 굽어져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또 "1996년 평안남도 개천군 '제 14 관리소' 있을 때 강원도의 타일공장 부지배인의 부인이었던 55~60세로 추정되는 일본인 여성 1명이 관리소에 수감돼 있었다"면서 "그 여자는 일본 히로시마 출신으로 이름은 요시무라였다"고 말했다.
황해도 출신으로 국가보위부에서 근무했던 김씨는 달러 획득을 위해 일본에 어류를 수출하는 '서해아사히무역회사' 부사장으로 일하던 1993년 출생 비밀 등 과거를 감추기 위해 서류를 조작한 사실이 발각돼 정치범 수용소에 수용됐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