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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포커스]'★' 다른 느낌 스타타워 여행

입력 | 2003-10-23 17:15:00

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의 야경. 이 빌딩은 패션, 식당, 의료, 예술 등 강남 거주자를 겨냥한 시설을 고루 갖춰 이 지역 랜드마크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제공 스타타워



《밤이 되면 서울 강남의 오피스 타운에 커다란 ‘별’이 뜬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 덕분이다. 지하 8층, 지상 45층짜리 이 건물의 최상층부 외벽에 밝혀지는, 한 변 길이가 40m가 넘는 별 모양 조명은 멀리 강변북로에서도 잘 보인다.

2001년 7월 현대산업개발이 완공하고 미국계 부동산 기업 ‘론스타’가 6600억원에 인수한 스타타워에는 그해 12월부터 금융,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분야의 다국적 기업이 입주했다. 스타타워의 건물 면적은 국내 최고인 6만4000여평으로 여의도 63빌딩(5만2000평), 삼성동 무역센터빌딩(3만4000여평)보다 크다.

최근에는 최첨단 시설을 갖춘 서울대병원 강남건강검진센터가 문을 여는가 하면 샤넬, 구치, 티파니 등 해외 유명패션 브랜드들이 이 곳에서 속속 패션쇼를 열고 있다.

강남 상권의 핵심인 테헤란로와 논현로의 교차 지점으로, 지하철 2호선 역삼역과 연결되는 지리적 이점뿐 아니라 의료, 패션, 아트, 음식 등 21세기가 지향하는 요소들을 두루 갖춘 스타타워는 명실상부한 강남의 랜드마크로 자리잡고 있다.》

●서울大 최고의료진 포진

최근 개원한 서울대병원 강남건강검진센터는 최고의 의료진과 시설을 자랑한다.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14일 개원식을 가진 뒤 16일부터 공식 업무에 들어간 서울대병원 강남건강검진센터. 스타타워 38, 39층에 자리잡은 이 곳에서는 강남 일대 전망이 통유리창을 통해 한눈에 들어온다. 오병욱 김점선 문범 도윤희 등 국내 화가의 미술작품이 곳곳에 걸려 있어 흰색 가운을 입은 의사와 간호사만 없다면 갤러리로 착각할 정도이다.

‘아트 포 헬스(Art for Health)’ 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자연의 이미지로 휴식과 휴양의 느낌을 주는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환자의 몸과 마음을 최대한 안정시키고 건강한 삶에 대한 의지를 불러일으킨다는 것.

오병희(고혈압 전문) 센터장을 비롯해 조상헌(알레르기), 송인성(소화기 내과·현 노무현 대통령 주치의), 윤병우(뇌중풍), 노동영(유방), 정도언(신경정신과), 박경수(당뇨), 문신용 교수(산부인과) 등 서울대병원 최고 의료진 24명이 포진해 정확한 조기 건강진단을 목표로 한다.

현재 이 곳에서는 전신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퓨전 양전자단층촬영(PET)을 포함한 ‘프리미엄 건강진단’이 인기. 300만원대로 고가이지만 이미 다음달 말까지 예약이 끝났다. 해외나 지방에서 오는 고객은 시내 특급호텔에서 숙박하며 검진받을 수 있다.

이 센터 예약 창구 관계자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삼성동, 청담동 일대와 경기 성남시 분당 지역의 부부가 주고객”이라며 “20대 젊은 층의 예약도 많다”고 말했다.

●천장높이 7m, 홀길이 70m

스타타워의 30층과 복층 구조로 이루어진 42, 43층은 어느새 유명 패션브랜드 이벤트 담당자들이 선호하는 쇼 공간이 됐다. 주로 서울 강북의 특급 호텔에서 진행되던 패션쇼들이 점차 스타타워로 장소를 옮기고 있는 것.

8월 스타타워 30층에서 패션쇼를 열었던 샤넬 코리아의 이윤경 과장은 “주로 강남 지역에 사는 고객들이 가깝게 올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다가 천장 높이 7m, 홀 길이 70m의 거대한 이벤트홀 규모는 서울 다른 건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최적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시계 런칭 행사를 진행했던 티파니 코리아 김경아 차장은 “젊은 남성들이 많이 입주해 있고 남성적 이미지를 주는 건물”이라는 점에서, 구치 코리아의 오소림 과장은 “건물 내부에 기둥이 없어 무(無)에서 이벤트 공간을 꾸밀 수 있고, 호텔 행사에 식상한 고객들에게 새로움을 준다”는 점에서 스타타워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이 건물에서는 겐조, 맥, 랑콤, 겔랑, 토미 힐피거, BMW 등의 런칭 행사와 파티가 열렸다.

한편 이 건물은 사무실 월 임대료가 평당 11만원, 보증금 110만원으로 다른 건물에 비해 비싸지만 인기가 높다. 화상회의시스템과 무선 근거리통신망(LAN) 등 정보통신 환경이 거의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기 때문.

기업 네트워킹 솔루션 업체인 어바이어 코리아, 자동차회사인 다임러 크라이슬러코리아, 다국적 회계·법무 법인인 삼정 KPMG 등 회사 이미지를 중시하는 외국계 기업들이 다수 입주해 있다. 이밖에도 NHN, 엡슨 코리아, 유니버설 픽처스 코리아, ING 생명, 플래너스 엔터테인먼트, 필립 모리스, ㈜한국롤렉스, 뉴질랜드 퀸즐랜드 주정부 한국대표부 등이 있다.

●5000명수용 운동시설 눈길

이 건물 2층에는 3월 오픈한 ‘스타타워 갤러리’가 있다. 이 곳은 1960년대 미니멀아트 작가인 프랭크 스텔라 등의 작품이 전시돼 있고, 이 갤러리와 통하는 갤러리 카페 ‘커피 반’의 입구에는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98TV 첼로’라는 작품도 있다.

18일에는 세계적 산업디자이너 필립 스탁이 이 갤러리에서 국내 산업디자인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이 갤러리의 장동조 대표(44)는 1990년대 미국 뉴욕 맨해튼 소호에서 ‘INKHAN(인칸)’이란 갤러리를 운영해온 전시기획자. 1999년 귀국한 그는 미술기획사 ㈜인포아트코리아를 차리고 최근까지 지하철에 ‘달리는 문화예술관’인 ‘문화열차’ 행사를 기획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이 공간을 복합문화 대안공간으로 만들어 예술작품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 건물 내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의 전시도 장 대표가 기획한 것이다.

이 건물의 지하 아케이드 1층에는 3월 오픈한 ‘스타타워 피트니스’(사진) 라는 이름의 피트니스 클럽이 있다. 17개 인도어 골프 타석, 20대의 러닝머신, 사우나 시설 등이 갖추어져 있고 500명까지 운동이 가능하다.

같은 층 푸드코트에는 인도 음식점 ‘강가’, 회전초밥집 ‘스시 아이’, 중식당 ‘홍궁’, 이탈리아 식당 ‘일 마레’, 랩 샌드위치 레스토랑 ‘비츠’ 등 세계 각국의 음식점들이 있다. 다양한 맛을 즐기려는 이 일대 회사원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