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어렵다고들 하지만 ‘목욕 사치’만큼은 날이 갈수록 성행하고 있다.
한국의 어느 한곳에서는 이제야 겨우 공중목욕탕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대도시에는 이미 ‘때 미는’ 기능만을 갖고 있는 목욕탕이 설자리를 잃었다. 찜질방으로, 스파로 스트레스에 지친 현대인들은 피로를 누일 한 자락을 찾아 나선다.
목욕 문화의 진화를 주도하고 있는 찜질방은 나날이 대형화하고 있다. 땀 내고 때 벗기는 것은 기본. 손발톱 정리와 마사지를 받으며 컴퓨터 게임이나 노래방을 즐긴다. 24시간 영업하므로 바쁜 직장인들은 밤에 들러 헤어스타일을 손질하기도 하며 요가와 명상으로 스트레스를 날린다. 연인의 데이트나 부서 회식, 계모임의 최종 정착지가 된 지도 오래됐다.
이번 주는 ‘찜질방에서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물었다. 목욕이나 찜질이라는 본래의 기능은 제외한 질문이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아이클릭이 서울 및 6대 광역시에서 인구비율을 고려해 표본으로 추출된 30, 40대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실시했다.
많은 사람들이 마사지를 받거나(38.2%) 요가 등 운동(38.0%)을 하고 싶어 했다. 모임의 장소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34.4%, TV 영화 등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은 사람은 21.6%, 단순히 잠만 자고 싶은 사람도 19.8%나 됐다. 인터넷을 하는 사람은 13.6%, 미용실을 이용하고 싶은 사람은 8.2%, 손발톱 관리를 받으려는 사람은 7.6%였다.
찜질방을 가보지 않은 사람은 25.0%에 불과했으며 자주(11.8%)나 가끔(34.4%) 가는 사람들의 비율은 절반 가까이 됐다.
‘금주의 랭킹 Top 5'는 독자들의 제안을 받아 설문조사의 주제를 정한다. 동아일보 위크엔드 e메일(weekend@donga.com)로 의견을 보내면 된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