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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값 '40% 거품' 논란…"전세-매매가 중심 산정은 잘못"

입력 | 2003-10-23 17:36:00


‘강남권 아파트 값에 거품이 40% 끼어 있다’는 국토연구원의 발표에 대해 ‘과장이냐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국토연구원은 22일 “그동안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주도해 온 서울 강남권(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 아파트에는 10월 중순 현재 기본가치를 40% 초과하는 거품이 형성돼 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해 적지 않은 파장을 낳았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거품 존재 여부조차 단정하기 힘든 상황에서 깜짝 놀랄 정도의 수치를 제시한 것은 지나쳤다”며 “방법론상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연구원 계산=연구원은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아파트 투자로 거두는 수익이 금융투자(회사채로 대표됨) 수익률과 같아야 한다”고 전제하고 두 가지 투자수익률을 비교했다. 10월 중순 현재 3년 만기 회사채의 수익률은 연간 5.3%이다.

연구원은 35평형을 기준으로 강남권 아파트에 대한 투자수익률을 다음과 같이 계산했다. 아파트 투자수익은 임대료 수익으로 한정한다. 즉 시세차익은 포함되지 않는다. 아파트 임대료수익은 평균 전세금(2억2040만원)과 시장에서 통용되는 월세전환이율(연간 10.32%)을 곱해서 구한 결과 연간 2350만원. 평균 매매가격이 6억3430만원인 강남권 35평형 아파트에 투자(구입)할 때 연간 2350만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강남권 아파트 투자의 연간 수익률은 3.7%로 회사채 투자 수익률에 못 미친다.

두 가지 투자수익률이 같아지려면 아파트 가격은 4억4335만원이 돼야 한다(χ×5.3%=2350만원에서 χ=4억4335만원). 이를 강남권 35평형 아파트의 ‘기본가치’라고 한다. 현재 시세 6억3430만원은 기본가치보다 40%가량(실제로는 43%) 높다. 그만큼이 거품이다.

▽비판=삼성증권 신동석 연구위원은 “지금처럼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는 전세 거주자들이 전보다 훨씬 쉽게 돈을 빌려 매매시장에 뛰어들 수 있기 때문에 전세금과 매매가의 격차에 큰 의미를 둘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강대 김경환 교수는 “‘매매차익을 노린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상승분은 거품’이라는 전제도 지나치게 엄밀하다”고 지적했다. ‘매매가가 오를 것 같다’는 예상이 들면 전세 살던 사람도 서둘러 내 집 장만에 나서 전세금에 비해 매매가가 오르는데 이것을 모두 거품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

이들은 “실질금리 등 금융여건과 소득대비 부동산가격비율(PIR) 추이 등을 감안할 때 지금 아파트 시장에 거품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힘들다”고 주장했다.

부동산시장 거품 문제에 대한 시각 차발표 기관발표 시기진단 기준진단 결과국토연구원10월 22일전세금과 매매가의 격차 비교“10월 중순 현재 강남권 아파트에 40%의 거품이 있다”LG경제
연구원10월 초주택가격 상승률과 가계소득, 국내총생산(GDP), 전세금 등의 증가율 비교“올 들어 전국적으로 아파트 가격에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삼성증권9월 말한국 주택가격 상승추이와 가계소득, 지역간 인구이동, 실질금리, 정부규제, 미국 영국 등의 부동산 가격 추이 등을 비교“전국적인 수준에서는 주택 가격이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며 거품 붕괴 가능성이 낮다”자료:각 연구소 및 회사

이철용기자 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