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연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가 기자회견 도중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
쿠엘류 감독의 교체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2004아시안컵 예선에서 한국축구대표팀이 베트남과 오만전에 충격적인 참패를 당한 것과 관련해 대한축구협회가 움베르토 쿠엘류 감독에게 책임을 물을 태세다.
오만전을 관전하고 23일 귀국한 조중연 협회 전무이사는 서울 신문로 축구협회 5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쟁에서 패하면 장수가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쿠엘류 감독의 경질까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전무는 “베트남과 오만에 연패를 당한 것은 선수들의 정신력이나 컨디션 등의 문제가 아니었다. 훈련 시간이 없었고 K리그 일정 등 때문 이었다면 핑계에 불과하다”며 쿠엘류 감독의 지도력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또 “선수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 프로팀이든 학원팀이든 성적이 안 좋을 때는 감독이 타깃이 된다. 이 체제로 갔을 때 아시안컵 본선, 2006월드컵 예선을 치를 수 있는 지를 검토해야한다”고 말했다.
축구협회는 26일 축구대표팀이 귀국하는 대로 기술위원회를 열고 쿠엘류 감독 경질 여부를 결정할 계획.
그러나 그는 ‘이번 사태에 협회는 책임이 없다“고 못박았다. ‘기술위원회가 지난해 박항서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 뒤 아시아경기대회 성적 부진을 물어 곧바로 경질했듯이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쿠엘류 감독을 자를 것이냐’는 질문에 조 전무는 “협회 기술위원들은 자원봉사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쿠엘류 감독을 지원하는 데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대표팀에서 ‘월드컵파’와 ‘비 월드컵’ 선수간의 미묘한 알력 때문에 조직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확인해보니 소문이었다. 선수들은 정신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조 전무는 쿠엘류 감독이 ‘패배의 원인을 선수에게 돌리고 임기를 채우겠다’고 주장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현지에서 그런 얘기는 못 들었고 쿠엘류 감독이 패배의 원인을 선수 탓으로만 돌릴 정도의 인물은 절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