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쓴 게시물을 인용해 기사를 작성·보도한 스포츠 신문 기자가 결국 사직서를 제출했다.
해당 스포츠 신문은 자사 홈페이지에 '네티즌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는 배너를 걸고, A기자가 사직했으며 지휘책임을 물어 관련 부서장도 엄중 문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문사측은 "본지 24일자 기사가 독자 여러분과 축구팬들에게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한다"며 "이번 사건을 깊이 반성하며 앞으로 더욱 더 정확한 보도로 독자를 만나겠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스포츠신문 사과문 전문▼
사과 드립니다.
A기자가 쓴 본지 24일자(30판) 8면 '축구팬 분노' 기사가 독자 여러분과 축구팬들에게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파문을 일으킨 A기자는 책임을 통감, 사과문을 게재한 데 이어 24일자로 사직했습니다.
본사는 진상 조사 후 지휘 책임을 물어 관련 부서장에 대해서도 엄중문책할 것임을 밝힙니다. 다시 한번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한국축구를 사랑하는 팬과 독자, 네티즌 여러분에게 사과드립니다.
본사는 이번 사건을 깊이 반성하며 앞으로 더욱 더 정확한 보도로 독자 여러분과 만날 것을 약속드립니다.
▼스포츠신문 기자, 자신의 게시물 인용 보도 물의▼
국내 유력 스포츠신문의 기자가 게시판에 스스로 글을 올리고는 이를 네티즌 의견인양 인용 보도해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이 신문 스포츠부의 A기자는 23일 '축구협, 성난 네티즌들 '집단행동' 예고에 긴장'이라는 기사에서 "한국축구가 대 오만전에서 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22일 새벽부터 '공항으로 직접 나가 분풀이를 하겠다'는 팬들의 화난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대한축구협회가 대표팀의 귀국을 앞두고 바싹 긴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A기자는 축구협회, 사커월드 등 각종 축구관련 게시판에 올라온 네티즌 의견을 소개하면서 이 가운데 아이디 '인천공항'이라는 팬이 사커라인(http://www.soccerline.co.kr/)에 올린 글이라며 "대표팀 귀국할 때 인천공항으로 갑시다. 토마토와 계란을 잔뜩 들고"라는 글을 기사에 인용했다.
하지만 23일 오후 8시경 인터넷 관련뉴스 전문 사이트인 '도깨비 뉴스(http://www.dkbnews.co.kr/)'는 '인천공항'이라는 사람의 아이디가 해당 스포츠신문 기자의 아이디와 동일하다는 네티즌들의 주장에 따라 취재해본 결과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분노한 네티즌들은 해당 스포츠 신문사의 게시판을 정정기사와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내용의 항의글로 도배했으며, 일부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해당 기자의 얼굴사진까지 올리고 있다.
이처럼 파문이 커지자 A기자는 자사 홈페이지의 기사를 수정하고, 사커라인에 사과문을 올렸다.
A기자는 사과문에서 "제가 글을 올리고 그 글을 다시 인용해 기사를 쓴 부분에 대한 잘못을 부인하지 않겠다"며 "안티축협 사이트가 열리지 않아, 안티축협에 떴던 내용을 옮겨 적었다. 결코 기사를 조작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쓴 내용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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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건일 동아닷컴기자 gaegoo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