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킹 앤 아이’에서 주인공 왕 역으로 출연하는 김석훈. -사진제공 오디뮤지컬컴퍼니
11월 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막이 오르는 뮤지컬 ‘킹 앤 아이(King & I)’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인기를 모았던 고전뮤지컬의 국내 초연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국내 중장년층에게는 율 브리너와 데버러 커 주연의 영화로 널리 알려진 작품.
이 작품에서는 19세기 시암(태국)의 왕실을 재현한 화려한 무대와 의상이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로 손꼽힌다. 하지만 무엇보다 여성관객들에게는 주인공 왕 역을 맡은 신세대 스타 김석훈(31)에게 관심이 쏠릴 듯하다. 영화와 TV, 연극무대를 오가며 활동 중인 그의 첫 뮤지컬 출연이기 때문이다.
“뮤지컬이라고 해도 춤과 노래에 치중한 ‘쇼’적인 성격보다 일반 연극에 가까운 분위기예요. 그래서인지 연습도 편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가 무대에 서는 것은 2001년 10월 국립극장의 ‘햄릿’ 이후 2년여 만이다.
사실 그는 탤런트로 인기를 얻기 전인 98년부터 3년간 국립극단 단원으로 활동했던 터라 연극무대가 낯설진 않다. 그렇다고 해도 ‘라이브’로 노래하고 춤을 보여줘야 하는 뮤지컬은 그에게도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무대에서 노래하는 건 처음이라 솔직히 걱정입니다. 더구나 같이 공연하는 분들의 노래 실력이 너무 좋아서…. 그저 열심히 연습하고 있죠.”
그는 “왕이 부르는 솔로곡이 한 곡 뿐인 데다 가락이 단조로운 편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며 잠시 걱정스러운 모습이었으나 춤 이야기가 나오자 이내 자신 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춤이요? 재미있어요. 대학시절에 좀 배우기도 했죠.”
실제로 그는 연습장에서 앤 역의 김선경과 호흡을 맞추며 화려한 춤 실력을 선보였다. 음악 ‘셸 위 댄스’를 배경으로 왕과 앤이 손을 맞잡고 폴카를 추는 장면은 이 뮤지컬의 하이라이트 중 한 대목.
왕 역을 맡은 그에게는 영화에서 대머리 배우 율 브리너가 보여준 강렬한 카리스마도 적지 않은 부담일 듯하다.
“김석훈만의 개성 있는 왕의 모습을 보여드릴 겁니다.”
‘킹 앤 아이’ 공연은 2004년 1월 11일까지 계속된다. 화∼금 오후 8시. 토 오후 3, 8시, 일요일 및 공휴일 오후 2, 7시. 3만∼11만원. 02-2005-0114
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