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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 “내 이름 쓰려면 돈 내”… 상표 등록

입력 | 2003-10-24 19:06:00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자신의 이름과 애칭인 ‘고르비’를 모두 상표로 등록했다.

고르바초프재단측은 24일 “그동안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이름과 초상이 무단으로 사용되면서 명예가 훼손된 사례가 많아 이를 막기 위해 취한 조치”라고 발표했다.

실제로 러시아에서는 보드카, 일본에서는 컵라면의 상표 이름으로 고르바초프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전 세계에서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이름과 초상권의 무단 사용이 금지된다. 하지만 독일의 고르바초프 보드카는 동명이인의 이름을 따 20세기 초 생산을 시작했기 때문에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과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르바초프재단은 “고르바초프라는 브랜드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는 아니다”면서도 “술이나 담배만 빼고는 어떤 제안도 긍정적으로 검토해볼 수 있다”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72세의 나이에도 고르바초프재단과 환경단체인 국제녹십자를 이끌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늘 활동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피자헛과 애플컴퓨터 광고에 출연해 번 돈으로 고르바초프재단을 설립했다. 한편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측은 “12월 총선에 출마해 정계복귀를 꾀할 것이라는 일부의 관측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부인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