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부부의 따뜻한 사랑을 담은 타이틀곡 ‘고백’으로 2년만에 복귀한 가수 김종환. 동아일보 자료사진
가수 김종환(40)의 히트곡 ‘사랑을 위하여’는 중년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로 꼽힌다. SBS TV의 ‘SBS 가요쇼’ 프로그램이 7월 서울 거주 30대 이상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도 이 노래가 1등을 차지한 적이 있다.
1997년 발표된 이 노래는 6여 년 간 ‘스테디셀러’가 되고 있다. 김종환의 첫 히트곡 ‘존재의 이유’도 스테디셀러인 점을 감안하면 김종환의 노래에는 남다른 ‘장수 비결’이 있다. 실제로 김종환의 노래가 가슴에 와 닿느냐 아니냐에 따라 기혼 여성과 미혼 여성을 구분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음악평론가 강헌씨(한국대중음악연구소장)는 “결혼한 중년여성들은 생활의 제약이 적지 않기 때문에 그들이 갖고 있는 판타지는 매우 단순하다”며 “김종환의 노래들은 이런 여성들의 심리를 정확하게 파고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최근 ‘고백’을 타이틀곡으로 한 새 음반(6집)을 냈다. 타이틀곡 ‘고백’을 비롯해 수록곡 ‘사랑이여 영원히’ ‘소원’ ‘아무런 말도 하지 말아요’ ‘아름다운 사랑’ 등은 이전 히트곡과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지친 일상을 털어놓는 허스키 보이스와 마치 대화하듯 이어지는 가사 등 김종환 발라드 그대로다. 타이틀곡 ‘고백’은 아내의 손을 잡고 “바쁘게 사는 나의 이런 모습이 밉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보통 남편의 모습이 연상된다.
“내 노래를 듣고 어려움을 하소연하는 편지를 보내오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때 ‘노래의 힘’을 느낍니다. ‘고백’은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를 살아가는 중년 부부가 한 방에서 서로 정겨운 대화를 나누는 정경을 담았습니다.”
김종환의 ‘사랑을 위하여’는 외환위기 때 빅히트했다. 그의 노래는 일상에 지친 이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대신 해준다는 평을 들었다. 그는 “‘고백’도 그런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애상적인 느낌은 절제했다”고 말했다.
김종환은 6장의 음반을 내는 동안 수록곡 전곡을 작사 작곡해왔다. 10여 년 간 기타를 어깨에 메고 오토바이로 카페를 전전하는 무명시절을 보내면서 겪은 가슴앓이가 김종환 노래의 마르지 않는 샘이다. 특히 김종환은 여러 히트 곡으로 연간 1억원이 훨씬 넘는 저작권료를 받는다.
“노래를 할수록 오래가는 노래가 뭘까 하는 고민에 빠집니다. 답은 간단합니다. 삶의 진솔한 고민을 소박하게 풀어놓는 노래, 현란한 시적 표현을 하지 않는 노래가 그렇습니다. 노래를 만들 때 늘 유행가요가 아니라 애창가요가 되길 바라지요.”허 엽기자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