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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마침내 기업공개 월가-실리콘밸리 들썩

입력 | 2003-10-26 17:20:00


인터넷 검색엔진 분야의 최강자로 통하는 ‘구글(Google)’이 내년 3월경 기업공개에 나서기로 하면서 미국 월가와 정보기술(IT)업계가 벌써부터 들썩거리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기업공개 ‘가뭄’에 시달려온 월가와 실리콘밸리에선 구글의 이번 결정이 1980년 애플컴퓨터, 1995년 넷스케이프 기업공개에 비견되는 대형 ‘뉴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새로운 기업공개 ‘실험’=미국에서 기업공개는 수수료를 주고 투자은행을 주간사회사로 선정해 이를 매개로 이뤄진다.

그러나 구글은 주간사 투자은행이 공모가를 결정하는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일반 투자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희망 공모가를 제시하는 ‘온라인 경매’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아직 구체적인 방법과 절차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온라인경매를 이용할 경우 공모가는 기존 방식보다 크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이 온라인경매를 택하게 된 것은 기존의 기업공개 방식이 투자은행들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 은행들은 일부 기관투자가들과 손잡고 공모가를 일부러 싸게 책정해서 주식을 대거 사들인 뒤 주가가 크게 오르면 이를 되파는 방식으로 이득을 취해왔다.

투자은행들은 “온라인경매가 주가를 비현실적으로 높여 또 다른 거품을 만들 위험이 있다”고 구글의 온라인 경매를 비판하고 나섰다.

▽사업모델 검증된 인터넷 검색 ‘강자(强者)’=구글은 1990년대 말 인터넷 열풍 당시 기업공개에 나섰던 수많은 닷컴 기업들과 달리 수익성이 이미 검증된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장 뒤에 주가가 크게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시장조사기관 닐슨 조사에 따르면 구글의 한달 평균 사용자수는 4470만명으로 검색엔진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98년 스탠퍼드 대학원생 2명이 차고(車庫)에서 시작한 구글은 설립 5년 만에 야후, MSN, 아메리카온라인, 라이코스 등 ‘선배’ 검색엔진들을 모두 따돌렸다.

구글이 최고의 검색엔진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웹 문서의 상호 관계를 분석해 이용자가 원하는 문서를 찾아주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 검색 정보와 관련된 광고를 신속하게 뜨게 하는 ‘맞춤형 배너 광고’ 전략, 88개 국어로 검색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영업전략 등도 성공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관련업계는 지난해 매출액과 순이익이 각각 최고 8억달러, 2억달러로 추정되는 구글이 기업공개에 나설 경우 시장가치는 최고 2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