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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1억갑이 숨었다…값인상 겨냥 소매상 사재기

입력 | 2003-10-26 18:59:00


담뱃값 인상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담배 소매상을 중심으로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KT&G에서 담배 소매상에게 파는 담배 반출량이 담뱃값 인상 얘기가 나온 5월을 기점으로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월 3억4000만갑이던 것이 김화중(金花中) 복지부 장관이 담뱃값 인상 계획을 밝힌 5월23일 이후 계속 늘어나고 있다.

5월에 3억8800만갑으로 소폭 늘어난 이후 6월 4억2800만갑, 7월 4억3300만갑, 8월 4억700만갑, 9월 4억4500만갑 등 4개월째 계속 4억갑 이상을 기록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담배 반출량 급증은 담뱃값 인상을 염두에 둔 전국 16만여개 소매점 등의 사재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복지부로 걸려오는 전화의 상당수가 담뱃값 인상 시기를 묻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담뱃값을 매년 1000원씩 3년간 3000원 인상해 건강증진기금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그러나 담뱃값 인상의 키를 쥐고 있는 재정경제부는 물가에 대한 부담을 이유로 인상 자체에 반대할 뿐 아니라 혹시 올리더라도 인상분은 특별회계가 아닌 일반회계로 넣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2월 1일 담뱃값이 인상될 때도 담배 반출량이 그해 1월 4억8600만갑으로 늘어났었다. 그러나 담뱃값이 인상되자 2월의 반출량은 평소의 절반 수준인 1억6500만갑으로 크게 줄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