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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간부 자살- 분신 잇따라" 노동계 冬鬪 심상치않다

입력 | 2003-10-26 18:59:00


노조 간부의 잇단 자살과 분신을 계기로 노동계가 때 아닌 ‘동투(冬鬪·겨울 투쟁)’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최근 한진중공업 김주익 노조위원장과 세원테크 이해남 노조위원장의 자살 및 분신을 계기로 다음 달 3일 긴급 대의원대회를 열어 총파업 돌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또 한국노총도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가 손해배상 가압류 등으로 노동탄압을 계속하고 다음달 4일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노사관계 법 제도 선진화방안(로드맵) 논의가 형식적으로 흐르면 실력행사에 나서겠다고 밝혀 결과가 주목된다.

민주노총은 사용자들이 파업에 따른 손실을 손해배상 소송 및 가압류 신청을 통해 노조에 전가하고 정부도 이를 방임하거나 조장해 이번 사태가 벌어졌다고 규정하고 강력히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구속 수배 해고 등 노동 탄압정책을 중단하고 가칭 ‘손배 가압류 금지법’을 제정하는 한편 사업주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처벌을 요구할 방침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총파업 시기는 한진중공업과 세원테크가 속해 있는 금속노조가 파업을 예고한 다음 달 14일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속노조와 대형 사업장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은 다음 달 9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10만여명이 참가하는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총파업 분위기를 고조시킬 계획이다.

한국노총은 노사정위원회의 로드맵 논의에는 일단 참여하지만 노사정위가 합의되지 않은 사항을 정부에 이송하거나 정부가 일방적으로 입법을 추진할 경우 노사정위를 탈퇴하고 총력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그러나 권기홍(權奇洪) 노동부장관은 최근 외국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로드맵에 관한 노사정위의 합의는 개별기업 단체협약 수준의 합의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어느 정도 논의가 이뤄지면 합의 없이도 입법을 추진할 것임을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한국노총은 민주노총과 별도로 다음달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 예정이다.

하지만 일선 노조원들이 ‘위로부터의 투쟁지시’에 얼마나 따라줄 것인지 미지수여서 파업의 파괴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노동부 관계자는 “임금이나 근로조건과 무관한 문제로 파업에 동참할 근로자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더 이상 인명피해가 나지 않도록 근로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