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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영호남 잇는 '남도대교' 情도 이어줍니다"

입력 | 2003-10-26 19:23:00


“섬진강을 가로 지르는 다리가 놓이고 버스까지 다니니까 정말 좋아요.”(전남 구례군 간전면민)

“화개장터가 구례사람, 하동사람들로 북적거려 활기가 넘칩니다.”(경남 하동군 화개면민)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구례와 경남 하동을 잇는 남도대교가 개통된 이후 영호남 지역민들간의 정이 더욱 두터워졌다.

버스가 양 지역을 오가면서 교류가 더 활발해졌고 5일장인 화개장터는 지역 특산물이 한데 모이고 주민들까지 어우러지면서 정겨운 장터로 되살아났다.

전남 구례군 간전면 운천리와 경남 하동군 화개면 탑리 사이를 잇는 남도대교가 개통된 것은 7월29일.

섬진강과 지리산 등을 상징하는 구조물을 대칭시켜 동서화합을 표현한 남도대교는 길이 395m, 폭 13.5m의 왕복 2차로로 전체 사업비 217억원 가운데 국비 132억원을 제외한 85억원을 전남도와 경남도가 분담했다.

이 다리가 놓이기 전까지 양 지역민들은 강 사이를 밧줄로 연결한 나룻배로 타고 오가거나 버스를 타고 30여km의 거리를 돌아가야 하는 등 통행하는 데 불편이 많았다.

숙원사업이던 남도대교가 3년여 공사 끝에 완공되고 20일부터 광양시 다압면 하천리에서 하동군 화개장터를 경유하는 ‘영호남 시내버스’가 운행하면서 양 지역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다리가 개통되기 전 버스를 타고 화개장터에 가려면 1시간 넘게 걸렸는데 지금은 5분이면 왔다 갔다 합니다.”

간전면 운천리 이장 서세중(徐世中·64)씨는 “다리가 생기면서 어린이들이 탑리에 있는 유치원에 다니고 탑리 주민들이 직접 경운기를 몰고 넘어와 간전면에서 농사를 짓는 등 남도대교가 ‘화합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개면 탑리 이장 김기영(金基榮·53)씨도 “쌀과 과일, 더덕, 두릅, 고사리 등 전라도 농산물과 김, 미역, 소금, 생선 등 경상도 수산물이 넘쳐나 화개장터가 옛 명성을 되찾고 있다”며 “구례 화엄사, 하동 쌍계사 등지의 관광객들까지 몰려 남도대교 개통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양 지역민들은 앞으로 면민의 날에 서로 초청하고 청년회 등이 명절 때 다리에서 화합의 한마당 행사를 개최하기로 약속하는 등 교류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화개면사무소 권두연(權斗年·55) 총무계장은 “다음달 1일 면민의 날에 간전면 주민들을 공식 초청했다”면서 “교류행사 뿐만 아니라 남도대교에 만남의 광장, 영호남 생태박물관 등 화합의 상징물을 건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광양=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