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각종 부동산 안정 대책을 발표했지만 시중의 여유자금은 여전히 부동산 시장 주변을 맴돌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기투자가 가능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겁다.
최근 분양한 분당신도시 정자동의 ‘더샵스타파크’, 구로구 구로동의 ‘쌍용플래티넘’에는 예기치 않은 수만여명의 청약 인파가 몰려 건설업체 분양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정부의 부동산규제 정책과 시중 여유자금의 한판 힘겨루기가 주상복합 아파트 시장에서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주상복합 청약 열기는 300가구 미만 주상복합아파트를 중심으로 당분간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형 상품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주상복합아파트는 일반 아파트와 달리 제약조건이 적어 단기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300가구 이상인 주상복합아파트가 분양권 전매제한을 받는 데다 일반아파트처럼 청약통장 소유자에게 한정되는 등 청약제한이 있다는 점도 300가구 미만 주상복합아파트의 인기를 점쳐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7월 이전에 건축허가를 받았으면 300가구 이상이더라도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앞으로 나올 대부분의 물량은 대부분 이런 규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조만간 나올 정부의 부동산 대책도 변수.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시장이 불안할 것을 감안해 단기 투자에 더 관심을 가지면서 주상복합 시장이 달아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주상복합아파트의 높은 청약률 뒤에는 우리가 간과하는 부분도 있다. 높은 청약열기에 비해 계약률은 실제로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은 차익을 노릴 셈으로 주상복합 청약 대열에 나서지만 프리미엄이 예상보다 낮을 경우 과감히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많다.
또 주상복합아파트는 투자자에게는 높은 메리트가 있지만 실수요자에게는 아파트에 비해 선호도가 낮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현재 부동산 시장 거품논란의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주택가격이 향후 하락세에 접어들 경우 주상복합아파트의 자산가치 하락은 여타 주택상품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투자자는 앞으로의 시장 불안정성을 감안해 청약열기에 편승하기보다는 끝까지 냉정을 잃지 않는 투자자세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박재열 이사 리얼티소프트 사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