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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다모’‘발바리의 추억’ ‘일곱개의 숟가락’ 재출간

입력 | 2003-10-27 17:40:00


중견만화가 3인의 옛 작품이 최근 잇따라 재출간됐다.

만화가 방학기씨의 ‘다모’, 강철수씨의 ‘발바리의 추억’, 김수정씨의 ‘일곱 개의 숟가락’이 10여년 만에 소장용으로 나온 것. 연재 직후에는 이른바 ‘대본소용’으로 출간됐다.

세 작품 모두 80년대 말∼90년대 초반 스포츠지나 만화잡지를 통해 연재됐으며 TV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공통점을 갖고 있다.


90년대 초 스포츠지에 일일 연재됐던 만화 ‘다모’(천년의 시작·전5권)는 최근 종영된 TV드라마의 인기를 업고 재발간됐다. TV드라마에 열광했던 ‘다모폐인’들에게는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좋은 소식이지만 만화와 TV드라마는 사뭇 다르다.

곱상한 외모의 다모가 신출귀몰한 무예 솜씨와 뛰어난 추리력으로 포도청 종사관 황보윤과 함께 역적모의를 하던 병조판서 정필준을 잡아들인다는 큰 틀은 같지만 세부 사항은 전혀 다른 것. TV드라마에서 극 전개에 중요인물이었던 장성백은 원작 만화에는 없는 캐릭터. 따라서 장성백과 다모가 친남매간이라는 설정도 볼 수 없다. 또 TV드라마에서는 황보윤과 다모가 애틋한 사랑을 나누지만 만화에서는 다모가 황보윤을 짝사랑할 뿐이고 황보윤은 자기를 죽음의 위기에서 구해준 다른 여인과 정분을 나눈다. ‘다모폐인’에게는 만화 ‘다모’가 ‘차 떼고 포 뗀’ 격이지만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는 비장함 만큼은 TV드라마 못지않은 여운을 남긴다.

강철수씨의 ‘발바리의 추억’(애니북스·전9권)도 80년대말 스포츠지에 연재됐던 만화. 발바리 김달호는 90년대 중반 연극무대에 올랐고 올해 초 ‘헬로 발바리’라는 드라마로 TV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줄무늬 T셔츠에 청바지 차림, 가볍고 말 많고 좌충우돌하며 여자를 ‘밝히는’ 발바리의 캐릭터는 전형적인 바람둥이 이미지로 굳어졌다. 12명의 여자와 12가지 다른 색깔의 연애를 펼쳐나가는 ‘발바리의 추억’은 성 개방 풍조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80년대 말에 그려졌지만 남녀간의 밀고 당기는 심리묘사는 아직도 고개를 끄덕거릴 만큼 뛰어나다.

‘일곱 개의 숟가락’(행복한만화가게·전3권)은 소년만화잡지 ‘점프’에 연재됐던 김수정씨의 만화로 잔잔하고 소박한 내용. 96년 같은 제목의 TV 미니시리즈 드라마로 만들어져 시청률 20%대를 넘나드는 인기를 얻었다. 8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어려운 살림 속에서 티격태격 싸우지만 사랑을 나누는 가족들의 일상사를 그렸다. 이해와 용서의 중요함을 일깨워주면서도 김씨 특유의 재치 있는 유머가 전편에 넘친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