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회 공연을 앞둔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사진제공 극단 학전
극단 학전의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번안·연출 김민기)이 2000회를 맞는다.
1994년 5월 첫 공연을 시작한 지 9년 6개월만인 11월 9일 서울 대학로 학전 그린 소극장에서 2000회 공연을 갖는 것. 이를 기념해 이 뮤지컬의 원작인 독일 그립스 극단의 ‘1호선(Linie Eins)’의 내한 공연도 마련됐다.
▽스타들의 산실=‘지하철 1호선’은 설경구, 방은진, 황정민, 조승우, 배해선 등 영화와 연극, TV에서 활약하는 스타들이 ‘타고, 내린’ 작품. 지금까지 출연한 배우만 104명이고, 45만2000여명이 공연을 관람했다.
스타들은 ‘지하철 1호선’의 2000회를 기념해 9일 오후 2시 학전 그린 소극장에서 열리는 ‘지하철 1호선 물품 경매’에 사인이 담긴 애장품들을 기증했다. 설경구의 사인이 담긴 DVD, 조승우가 영화 ‘클래식’에서 사용한 소품과 김민기 학전 대표의 기타가 경매에 나온다.
경매 수익금은 노숙자와 조선족을 포함한 외국인 노동자들을 돕는데 쓰인다. ‘지하철 1호선’이 조선족 처녀 ‘선녀’의 눈으로 본 서울의 어두운 면을 그려낸 작품이므로 이 뮤지컬의 실제 주인공들에게 수익금이 전달되는 셈. 2000회 공연은 전석 초청 공연이다.
‘지하철 1호선’은 소극장 학전 그린에서 상시 공연된다. 화∼금요일 오후 4시, 7시 반, 토요일 오후 4시, 7시 반, 일요일 오후 3시, 7시. 1만5000∼2만5000원.
▽원작 ‘1호선’=독일 베를린 그립스 극단의 ‘1호선’은 독일에서 만들어진 공연 중 외국에서 가장 많이 번안된 공연이다. 한국을 비롯해 스웨덴 네덜란드 덴마크 핀란드 이탈리아 캐나다 등에서 각각 자국의 언어로 이 작품을 공연했다.
‘지하철 1호선’의 원작이라 해도 그 내용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독일의 ‘1호선’이 베를린의 현실에 맞춰진 데 비해 ‘지하철 1호선’은 철저하게 한국 사회의 상황에 맞게 개작됐기 때문. 쓸쓸한 결말의 한국판과는 달리 원작은 해피 엔드다.
그립스 극단은 11월5일∼8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내한 공연을 한다. 수∼금 오후 7시 반, 토 오후 4시 반. 3만∼6만원. 02-763-8223
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