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고 속상할 때면 누군가에게 (사정을) 말하고, 투정부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위로 받고 싶어서 휴대전화를 붙잡고 친구목록을 열어봤지만, 전화를 받아줄 만한 사람이 없어 화가 났습니다. 본심과 다르게 다른 사람을 대하는 나 자신 때문에 요즘 괴로운데….’(아이디 kyk1209)
이런 사람들이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음으로써 가슴속 답답함을 해소하고, 낯선 타인으로부터 격려와 위안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곳이 일기나라(www.ilginara.com)다. ‘일기는 공개를 전제로 쓰는 글’이라는 말에 충실하다고 할까.
한국웹사이트평가개발원은 이 사이트가 일기라는 개인적이고 비밀스러운 매체를 공유함으로써 나 자신을 돌아보고 타인과 공감대를 넓혀갈 수 있도록 해 건강한 인터넷 사이트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일기가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경우 ‘비공개’를 선택할 수도 있다. 비공개 비율은 30% 정도.
돌아가신 어머니의 첫 제삿날 소회, 실연당한 젊은이의 얘기,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일상의 작은 행복 등 일기나라에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얘기들이 모여 있다.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씨씨클럽의 이희욱 제작팀장(34)은 “공개되는 것을 전제로 쓰는 글이지만 누군가에게 자신의 감정을 쏟아내고 싶기 때문인지 ‘소설’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어 보인다”며 “일기를 읽고 격려성 답변을 많이 달아주는 따뜻한 사이트”라고 소개했다.
이 사이트에는 ‘성 그 당당함’ ‘영어일기’ ‘돼지꿈 개꿈’ ‘알바이야기’ ‘이별이야기’ 등으로 일기가 주제별로 분류돼 있기도 하다. ‘마이페이지’에서는 내 일기에 덧붙여진 답변만 별도로 볼 수 있다.
글솜씨가 있는 사람들의 공개일기는 정기구독하는 네티즌이 있을 정도로 사이트 운영이 활발하다. 2001년 4월 처음 개설돼 이용자가 30만명을 넘었고 하루 평균 등록되는 일기는 약 3만건.
△내용물 35.80 △고객 서비스 21.0 △사용자 편의 15.60 △운영·관리 14점, 총점 86.40(100점 만점·A등급)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