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킥 철녀’ 이민희씨(왼쪽)가 강사로부터 펀치 기술을 배우고 있다. 사진제공 삼성에버랜드
“저 하고 맞장 한번 뜨실래요?”
잘 나가는 커리어 우먼 이민희씨(25·삼성에버랜드 자산관리사업부). 그런 그의 입에서 나온 말 치고는 뜻밖이다. 영화 ‘친구’에서나 나올 법한 ‘살벌한 대사’가 아닌가.
정말 그는 맞장을 뜰 태세다. 날카로운 눈과 앙다문 입술, 주먹에 낀 회색빛 장갑…. 엘리트 사원의 모습은 오간데 없다. 대신 여전사의 모습만 가득하다.
“좀 터프해 보이지요. 그렇지만 한번 해 보면 정말 신나고 건강에도 만점입니다.”
1년 동안 바디킥을 연마한 이민희씨는 탄탄한 몸매에 자신감이 넘친다.
“농구 핸드볼 수영 배드민턴 테니스 볼링 등 안 해 본 운동이 없습니다. 그런데 격렬한 보디킥을 처음 본 순간 ‘바로 이거다’하는 감이 팍 오더라고요.”
이씨는 평촌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보디킥을 배운 뒤 감기 한 번 걸리지 않는 철인 같은 몸을 갖게 됐다. 훅, 잽, 어퍼컷 등 권투의 기본 동작은 물론 앞차기, 뒤차기 등 온몸을 다 사용해야 하는 보디킥을 하다보면 다이어트 효과는 물론 호신술까지 익힐 수 있다.
이씨는 1주일에 두 번 스포츠센터에서 2∼3시간씩 보디킥을 한다. 그의 동생도 언니를 따라 보디킥을 시작했고 친구 3명도 그의 권유로 보디킥에 빠져 들었다. 그러자 건강이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보디킥은 격투기 동작을 응용하기 때문에 남성적인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러나 실제로는 여성들에게 더 효과적입니다. 평소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쓰거든요. 근육이 점점 쇠약해지는 노인들에게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운동이라는 게 그의 말. 다른 운동은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아 쉽게 싫증을 느끼는데 보디킥은 다양한 동작을 마음대로 엮어낼 수 있어 할수록 묘미를 느낀다는 것. 또 보디킥을 배운 뒤로는 혼자 밤길을 가더라도 겁나지 않는다고 예찬론을 편다.
이씨는 보디킥을 시작하면서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 첫째는 해마다 열리는 회사 체육대회에서 멋진 시범을 보이는 것. 애버리지 200점이 넘는 볼링 실력을 비롯해 못하는 운동이 없어 이미 회사 내에서 스포츠우먼으로 소문이 나 있지만 다음 체육대회에서는 바디킥으로 다시 한번 사람들을 놀라게 할 생각.
두 번째는 3년 동안 사귀어온 남자친구에게 보디킥을 배우게 하는 것. 이씨와는 달리 남자친구는 운동을 싫어하는 편. 그런 남자친구에게 보디킥을 가르쳐 ‘사랑의 격투기’ 한판을 벌여볼 생각이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태권도+킥복싱+가라데+에어로빅=바디킥
보디킥(Body Kick)은 태권도와 킥복싱, 가라테 동작과 에어로빅의 스텝이 어우러진 격투기성 운동.
구호도 훅, 잽, 어퍼컷, 앞차기, 옆차기 등 격투기 기술의 용어를 그대로 사용한다. 몸통지르기, 얼굴막기, 내려막기 등 태권도의 기본동작을 응용한 것도 많다. 전신 운동이기 때문에 근육을 키우기에 적합하며 경쾌한 음악에 맞춰 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는 장점도 있다. 바디킥은 ‘콴도(Kwando)’라는 스포츠에서 나왔다. 콴도는 미국에서 유행하는 운동으로 태권도와 킥복싱의 기술을 종합한 형태. ‘락시 웰리스’라는 국내 스포츠센터가 이를 토대로 바디킥을 만들어 지난해 7월부터 선보였다. 보디킥은 초, 중, 고급의 3단계로 나뉘는데 1년 정도 배우면 중급 수준에 오를 수 있다. 보디킥은 전신 운동인 데다 유산소 운동이어서 다이어트 효과도 뛰어나다. 여기에 격투기의 기본 동작을 습득하게 돼 호신술로도 활용할 수 있다. 락시 웰리스 평촌센터의 김은경 팀장은 “콴도는 세계적인 헬스클럽인 ‘발리’를 통해 많이 보급됐지만 바디킥은 아직까지는 락시 웰리스 스포츠센터에서만 배울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락시 웰리스 4개 지부에서만도 1000여명이 배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어 보급 전망이 밝다”며 “초보자라도 태권도와 킥복싱 선수 출신의 강사들에게 배우다보면 어느 새 철인이 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울 수 있는 곳=락시 웰리스 평촌 지점(031-380-5555), 분당 지점(031-779-5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