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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김동주 “일본은 내 밥”…97 亞야구선수권 홈런 3방

입력 | 2003-10-30 18:16:00

'나는야 일본 킬러.' 지난해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일본전에서 쐐기 홈런을 친 뒤 당시 김재박 3루코치의 환영을 받으며 베이스를 돌고 있는 김동주. 동아일보 자료사진


30일 한국야구대표팀이 훈련하고 있는 대구구장. 김동주(27·두산)는 왼쪽 발목에 정성스레 붕대를 칭칭 감고 있었다.

훈련을 시작하기 전 늘 하는 일과. 2년 전부터 그를 괴롭혀온 왼쪽 발목 부상은 올 시즌 막판부터 통증이 심해졌다. 여기에 오른쪽 어깨부상까지 겹쳐 송구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상태.

“사실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몸이 아니예요. 그런데 어떡합니까. 다들 아프다고 빠져나가니…. 나마저 못한다고 빠지면 안되잖아요.”

대표팀에서 같은 3루수인 김한수가 허벅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바람에 김동주에 대한 팀 내 비중은 더욱 커졌다. 게다가 그는 일본이 벌벌 떠는 ‘일본 킬러.’ 일본 선수들은 김동주 얘기만 나오면 ‘괴물’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만큼 인상적인 경기가 많았다.

아마 시절인 97년엔 일본 오사카돔에서 열린 4개국 친선대회 일본전에서 160m짜리 초대형 홈런으로 전광판을 깬 적도 있다.

역시 97년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선 일본과의 예선, 결승전에서 3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이 3개의 홈런은 모두 당시 일본 선발투수였던 우에하라 고지로부터 뽑아낸 것. 이 대회에서 7경기에 출전, 26타수 14안타(0.530)에 6경기 연속홈런을 포함한 9홈런의 괴력을 보인 김동주는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다. 그는 “역대 일본전 중에서 이 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당시 한국은 결승전에서 8-7로 일본을 누르고 우승했다. 지금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에이스로 성장한 우에하라는 이번 올림픽 예선에서 설욕을 위해 한국전에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김동주는 또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일본과의 예선리그에선 선제 2타점짜리 2루타, 3,4위전에선 쐐기 1타점짜리 적시타를 터뜨렸고 지난해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일본전에서 9-0 대승을 거둘 때도 홈런을 때려내 ‘일본 천적’임을 증명했다.

김동주는 “고려대 1학년 때인 94년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뒤부터 중요한 경기에서 일본에 진 적이 없다”며 다음달 일본 삿포로에서 열리는 올림픽예선 한일전 승리를 장담했다.

대구=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