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바큇살 위로 튕겨 오르는 투명한 햇살. 바람을 가르며 질주하는 자전거 행렬을 보면 가슴이 시원해진다. 이번 주말, 자전거를 타고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주변의 문화유적지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수도권의 하이킹코스를 강변과 해안 코스, 나무와 숲이 있는 코스로 나누어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사단법인 ‘자전거 21’의 박선영 부장은 “초보자는 가능하면 하이킹 경험이 많은 사람을 포함해 너덧명이 함께 가는 것이 좋다”면서 “차로에서의 역주행이나 내리막길에서의 과속은 절대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남한강
▽팔당댐∼도마삼거리∼양평대교 코스(약 40km)=남한강 북쪽 도로는 과속 차량이 많아 위험하기 때문에 남쪽 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팔당댐에서 국도 45호선을 타고 남쪽으로 내려와 도마삼거리에서 지방도 88호선을 이용해 광동교를 건너 광동삼거리에서 좌회전한다. 남한강 남쪽 도로인 지방도 337호선을 타고 광주시 남종면을 지나 강하교까지 간다. 강하교에서 양평대교까지의 도로는 지방도 88호선. 이 구간은 최고의 남한강 풍광을 자랑하는 환상의 코스다. 남종면 분원리의 분원백자관, 강하교와 양평대교 사이 바탕골예술관과 카페촌도 매력적이다.
▽팔당댐 순환 코스(약 66km)=앞에서 소개한 팔당댐∼양평대교 코스에서 더 나가 양평대교를 건너 남한강 북쪽 국도 6호선을 따라 팔당댐까지 갈 수 있다. 과속 차량이 많아 초보자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팔당댐 근처인 남양주시 능내리에 다산 정약용 생가와 묘, 기념관이 있다.
▽양평대교∼여주대교 코스(약 38km)=강 서남쪽의 지방도 88호선과 365호선을 권한다. 코스는 양평대교∼금사교∼상백교∼여주대교. 여주대교 못 미쳐 세종대왕릉인 영릉이 있고 여주대교를 건너면 신라 때 원효 대사가 창건한 신륵사가 있다. 여기 있는 고려 벽돌탑(전탑)도 이색적. 신륵사에서 내려다보는 남한강은 절경이다.
●북한강
▽양수리 (두물머리)∼청평댐∼남이섬 입구∼가평역 코스(약 59km)=양수역에서 북한강 동쪽 도로인 지방도 363호선을 이용해 청평대교를 건너 가평역까지 간다. 특히 청평댐∼남이섬까지는 청평호의 빼어난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매력적인 코스. 청평자연휴양림 남이섬도 늦가을의 정취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한강과 지천
▽한강 북쪽 코스(살곶이다리∼월드컵공원·약 21km)=한강과 중랑천이 만나는 성동구 한양대 앞 살곶이다리에서 한강 북쪽 자전거도로를 이용해 동호대교 반포대교 마포대교 아래를 지나 한강시민공원 망원지구까지 간다. 이곳의 홍제천 입구를 거쳐 월드컵공원으로 갈 수 있다. 단아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살곶이다리, 조선시대 천주교인들의 순교지인 새남터와 절두산성지 등을 둘러보면 좋다.
한강시민공원 광나루 잠실 잠원 반포 뚝섬 여의도 양화 강서 이촌 망원 난지지구 등 12곳에선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중랑천 코스(의정부 경계∼월릉교∼군자교∼마장철교·약 26km)=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정비돼 있다. 특히 장평교∼월릉교 5km 구간엔 요즘 유채꽃이 만발해 하이킹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체육시설 쉼터도 충분하다.
▽탄천 코스(분당 구미동∼청담대교 남단·약 24km)=분당 오리역에서 야탑역 세월교를 지나 한강 합류지점인 청담대교 남단까지 이어지는 자전거 전용도로. 천연기념물 205호 노랑부리저어새와 황새 청둥오리 등이 서식하고 있고 갈대숲도 조성돼 있다.
●강화도
▽강화도 동쪽 해안 코스(약 16km)=강화대교를 건너 강화로 들어가면 해안순환도로가 시작된다. 이 도로를 따라 강화역사관부터 남쪽으로 더리미장어마을 덕진진을 거쳐 장흥저수지까지 자전거 전용도로가 조성돼 있다. 갑곶돈대 용진진 광성보 덕진진 초지진 등 조선시대 외세의 침략에 맞서 항쟁했던 흔적을 보여주는 문화유적이 아름다운 해안 풍경과 함께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