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명문’ 부천 SK가 매각된다. 부천의 강성길 단장은 31일 “최근 회사의 경영사정 악화로 프로축구단을 조기에 매각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강 단장은 “다른 구단은 1년 예산이 100억원대가 훨씬 넘지만 부천은 80억원으로 간신히 살림을 꾸려왔다”며 “해마다 뛰어오르는 선수들의 몸값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매각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구단을 조기에 매각하는 게 가장 좋지만 올해 매각이 안 될 경우 내년 시즌에도 당분간 팀을 운영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분식회계 건으로 최태원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불법 대선자금 문제로 재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부천의 모기업 ㈜SK는 30일 긴급 임원회의를 갖고 축구단을 매각키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82년 유공코끼리축구단으로 출범한 부천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프로축구단으로 84년 슈퍼리그 전반기에 우승하는 등 프로축구 발전에 이바지해왔다. 한편 최근 현대백화점 여자탁구팀과 여자핸드볼 알리안츠제일생명이 경영사정을 이유로 잇따라 해체되는 등 국내 스포츠계에 외환위기 이후 최대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